[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아이가 돌봄교실 다니면서 방역에 익숙해지긴 했어요. 하지만 아무래도 불안하네요."
초등학교 1학년 등의 매일 등교 첫날인 19일 오전 서울 문백초등학교 앞에서 <뉴스토마토> 기자와 만난 김모씨(30)는 "맞벌이라 매일 등교를 지지했지만, 전체 학부모는 반대가 더 많더라"고 전했다.
다른 초1 학부모들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전업주부인 한모씨(40대) 역시 "특히 급식 때 마스크를 옆에 벗어놓거나 떨어뜨릴 수 있어 걱정된다"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마스크 여분 챙겨주고 식수를 넣어줬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는 등교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맞벌이를 하는 전모씨(40)는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에는 아예 안 보내다가 점점 출석하다보니 방역 수칙에 익숙해지는 중"이라며 "그동안 밀린 아이 숙제를 밤 11시까지 봐줬다"고 토로했다.
19일 오전 학생들이 서울 문백초로 등교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수도권 교육청들은 전국 유·초·중학교의 밀집도가 기존 3분의1에서 3분의2로 완화된 이날부터 초1 등의 매일 등교를 가능하게 했다. 서울·인천은 초1, 경기는 초1·초2가 매일 내지 주 4회 등교할 수 있게 됐다.
교육 현장에는 긴장과 설렘이 공존하고 있었다. 문백초 정문과 후문에는 학교보안관, 노인 복지관 인력, 경찰서 순찰대가 진을 치고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었다. 이들은 연신 "거리두기", "뛰지 마라"라고 외쳐 코로나19 감염과 교통사고를 방지하고자 했다.
학생들은 교문을 드나들며 대체로 거리두기를 지키는 편이었지만, 설렘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오전에 교실로 뛰어가던 아이가 있던만큼, 부모가 데리러 오지 않은 학생들은 점심 시간에 교문을 나서며 달렸다. 부모와 얼싸안듯이 재회하는 아이, 오랜만에 본 급우와 헤어지며 세차게 손을 흔드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19일 학교 수업 후 서울 문백초 교문 앞에서 학생들과 학부모가 만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문백초는 학부모들의 안전 민감도가 거센 편이라 초1과 초2의 주4회 등교를 하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문백초 관계자는 "자체 설문조사에서 초 3~6학년 학부모는 주3회 등교가 우세했고 초1의 매일 등교 찬성이 과반이 안됐다"며 "초2의 기초학력에 대한 교사들의 우려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전·오후반은 현실적으로 운영이 쉽지 않았다"며 "특히 맞벌이 부모는 오후반에 자녀를 등교시키기 곤란하겠다고 판단내렸다"고 덧붙였다.
19일 학교 수업 후 서울 문백초 교문 앞에서 학생들과 학부모가 만나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전국에서도 긴장 완화와 불안이 공존했다. 오전 10시 기준 등교 중지 학교는 12곳으로 지난 16일보다 15곳이 감소했으며, 남은 지역은 서울·경기·강원·충남 등 전부 중부였다.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국 학생 확진자는 6명, 교직원은 1명으로 총 7명을 기록했다.
당국은 등교 확대가 방역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애쓰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각 학교에서 본격 등교를 시작해 학생이 많이 이용하는 학원·편의점 등 시설에서는 방역 지침을 준수해달라"며 "종사자·이용자는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거리두기 등 수칙을 지켜주길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방역과 관련 점검을 더욱 철저히 하고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도 방역 수칙을 준수하도록 교사와 부모의 노력을 부탁한다"며 "코로나19 방역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금 더 철저히 준비해주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교육부와 교육청이 협력체계를 갖춰 신속하게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