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정부가 주식 거래 차익에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 범위를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고수하는 것을 두고 개인투자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과세 기준을 가족 합산 대신 개인별 과세로 바꿀 것을 검토한다는 입장까지 내놨지만, 여야 정치권도 정부안에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는만큼 홍 부총리가 이번 주 열릴 기획재정위 종합 국감에서 어떤 입장을 표명할지 주목된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19일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홍남기 해임 청원' 키워드를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네이버 카페에 "19일부터 시작하는 5일간이 대주주 10억원 유지의 분수령이 될 것 같다"며 "집회와 시위 등 직접 행동과 실시간 검색어 챌린지, 기사 댓글, 국민 청원 등에 참석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 5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홍남기 기재부 장관을 해임하라'는 청원글은 이날 오후 5시 기준으로 12만429명의 동의를 받았다. 작성자는 "대주주3억이 시행된다면 개미들의 엄청난 매도에 기관과 외인들의 배만 채울것이며 또한 주식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이 되어 부동산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이 명약관화한 일입니다"라고 지적했다. 해당 청원은 다음달 4일 마감되며, 만약 20만명 이상 동의할 경우 청와대는 공식 답변을 내놔야 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대주주 3억원 요건은 개인투자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앞서 정부는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라 현행 양도세를 물리는 대주주 기준을 기존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올해 연말을 기준으로 종목 당 3억원 이상을 보유한 주주에 대해서는 내년 4월 이후 20% 이상의 양도세가 과세된다.
앞서 홍 부총리는 "3억원 기준의 경우 자산 양도차익 과세 강화, 공평 과세 취지로 문재인 정부 들어 추진했던 사안이라 수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주주 기준은 법 개정에 따라 지난 2017년 25억에서 2018년 15억, 2020년 10억, 2021년 3억원으로 매년 낮아졌다.
다만 애초 원칙은 직계존·비속과 배우자 등이 보유한 물량을 모두 합친 금액이지만, 투자자들 중심으로 논란이 커지자 홍 부총리는 “내부적으로 가족 합산 방식을 대신해, 개인별 합산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하지만 정치권도 정부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7~8일 진행된 국감에서 여야는 ‘대주주 요건 확대를 유예해야 한다’며 총공세를 펼쳤다. 이에 오는 22~23일 기재부 종합국감을 진행하는 자리에서 홍 부총리가 기존 입장을 바꿀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