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중고거래 어플리케이션 ‘당근마켓’에 올라온 신생아 입양 거래글과 관련해 보건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인 아동권리보장원의 대책 마련이 요구됐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아동학대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정부지원금만 챙기고 법정 1인가구의 최저생계비도 주지 않는 고령자친화기업 문제도 질타를 받았다.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 설치 의무에도 지난 10여년간 실제 설치한 곳이 한 곳도 없는 장애아동 사각지대도 제기됐다.
21일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은 ‘당근마켓’ 신생아 거래글 사건을 거론하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동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탄생한 아동권리보장원가 조치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윤혜미 아동권리보장원 원장은 “저희도 충격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분석 중”이라며 “미혼 부모들이 아이 양육을 못하는 상황을 개선할 정책 마련을 하고 있다. 입양과 관련한 법령 개정을 통해 아이들이 권리를 잃은 채 유기되는 일이 없게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윤혜미 아동권리보장원 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한국사회보장정보원,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이날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서울 양천구에서 발생한 16개월 입양아동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아동학대 대응에 문제를 제기했다.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동권리보장원 홈페이지를 보니 인천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이 5곳으로 표시돼 있다. 인천의 아동보호 전문기관은 모두 합쳐 4곳밖에 안 된다”며 아동학대 방지와 신고 영상 등의 조치를 주문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해 매월 3.5명의 아동이 학대로 사망했다”며 “재학대 비율을 낮추기 위해 아동보호전문기관 1인당 사례관리 수를 낮추고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혜미 원장은 “불행한 사건이 많이 일어나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여러 시스템을 점검해 개선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공교롭게 코로나19로 현장조사가 상당히 위축된 시기에 발생했다”며 “올해 2월 보건복지부가 지자체에 아동학대 현장조사를 자제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비대면 사례관리 방안을 요구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지원금을 받는 고령자친화기업과 관련해 “법정 1인가구 최저생계비도 주지 않는 고령자친화기업이 태반”이라고 지적했다.
강선우 의원이 한국노인인력개발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16년부터 2019년 기간동안 69개 고령자친화기업 중 올해 1인 가구 법정 최저생계비(105만4317원) 이하로 평균 임금을 지급한 업체는 총 49곳이다. 이는 71%에 달하는 규모다.
강익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한국노인인력개발원,한국사회보장정보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강익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은 “청소 용역 사업이 많은데 물량을 따지 못해 어려운 기업들이 제법 많이 있다”며 “어르신들이 장기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얻은 전문적 경험 등 노하우를 살릴 수 있도록 전문성이 뛰어난 고령자친화기업으로 점차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답변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 설치가 한 곳도 없다는 점을 문제제기했다. 현행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 설립은 지난 2011년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제정에 따라 명문화돼 있다. 지역 발달장애인지원센터의 변호사 인력 부족 사태도 거론했다.
최경숙 한국장애인개발원 원장은 “이후에 발달장애인지원법에서는 지역발달장애인센터 설치를 명시하고 있다”며 “지역장애아동지원센터도 분명하게 명시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