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보다 쌘 '농협개혁추진단' 가동…실질적 변화는 '미지수'

농협 개혁 추진단 출범
전농·한종협 등 구성면 '진일보'
2월부터 매주 고강도 개혁 과제 도출
조합장 직선제 여부·국회 논의 과정 등 최대 난제
"외부 압박 구조개혁에 스스로도 변화해야"

입력 : 2026-01-30 오후 5:51:39
[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농협 구조개혁이 공론의 중심에 섭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농협 개혁 추진단'을 공식 출범시키며 제도 전반에 대한 손질을 예고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내부통제 강화, 선거제도 개편, 경제사업 활성화 등 개혁 과제는 포괄적이나 과거 선언적 개혁과 달리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외부 압박에 따른 제도개혁에도 내부 스스로 변화를 얼마나 받아들이냐에 달렸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농식품부는 30일 서울 여의도 농업보험정책금융원에서 '농협 개혁 추진단' 출범, 첫 회의를 여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습니다. 이번 추진단은 원승연 명지대학교 교수와 김종구 농식품부 차관이 공동 단장을 맡은 민·관 합동 논의기구입니다. 12명의 위원(단장 포함)은 농업계와 시민사회 분야, 협동조합·금융·법률 분야 전문가입니다.
 
이번 추진단은 민·관 합동 논의기구라는 점에서 이전보다 형식면에서 진일보했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개혁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전농(전국농민회총연맹)과 한종협(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등 농업계 대표, 경실련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인사들이 구성되면서 다양한 시각이 반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0일 서울 여의도 농업보험정책금융원에서 민·관으로 합동 논의기구인 '농협개혁추진단'을 꾸렸다고 밝혔다. (사진=농림축산식품부)
 
추진단은 이날 회의를 기점으로 2월부터 매주 고강도 개혁 과제를 도출할 방침입니다. 논의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 축으로 요약됩니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금품선거 근절을 위한 '선거 제도 개편', 내부 통제 시스템 강화와 운영 전반의 투명성을 제고할 '내부통제·투명성', 경제사업 활성화와 농협 본래 취지에 맞는 역할 수행을 위한 '조직 본연의 역할 강화' 등입니다.
 
현재로선 정부의 의지가 단호하다는 게 안팎의 관측입니다. 원승연 단장은 이날 회의에서 "추진단이 단순한 자문 기구가 아니라 실질적인 개혁과제를 도출하고 농협 개혁법안 발의를 위한 실행 기구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강경한 지원 의사를 밝혔습니다.
 
농식품부는 추진단에서 확정된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을 마련, 국회에 제출할 계획입니다. 앞서 실시된 농협 특별감사에서 도출된 문제점들이 이번 개혁의 도화선이 된 만큼, 속도감 있는 입법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관건은 실제 제도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여부입니다. 과거에도 농협 개혁위원회, 혁신위원회 등이 꾸려졌지만 이해관계 충돌과 정치적 부담 속에 핵심 과제가 번번이 후퇴한 바 있습니다. 이번 추진단을 '실행 기구' 기능으로 하겠다는 의지가 얼마나 제도적으로 담보될지는 지켜봐야할 대목입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오는 13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던 중 고개숙여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욱이 가장 민감한 과제가 조합장 선거제도 개편으로 꼽힙니다. 금품선거 근절과 선거 비용 절감, 후보자 난립 방지 등은 오래된 과제이기도 합니다. 기존 조합장들의 기득권과도 직결되는 만큼, 내부 반발과 이해 충돌이 반복돼 왔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제도 개편 과정에 직선제 유지 여부 등 일정 수준에 대한 내부 불만이 발생할 가능성도 견지하는 분위기입니다.
 
내부통제 강화와 관련해서는 조직 문화의 문제로 보는 시각이 높습니다. 그동안 해법과 관련해 감사 기능 독립성 확보, 임원 책임 강화, 정보 공개 확대 등이 수차례 제시돼 왔지만 '봐주기' 관행과 조직 내부의 '폐쇄성'이 실효성이 떨어트리는 주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법 개정을 위한 정치 영역도 난제로 예상됩니다. 이해당사자, 지역 정치와의 얽힘 등 국회 논의 과정에서의 퇴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협동조합 한 관계자는 "어느 조직이나 정부 의지, 국회 입법제도도 중요하겠지만 결국 스스로 변화를 얼마나 받아들이냐에 달린 것"이라며 "구조개혁은 외부 압박이 일시적이라는 걸 과거 사례를 통해 경험했다. 농협 신뢰 회복의 전환점이라는 걸 내부에서 절대적으로 통감해야하는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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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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