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직원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해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구회근) 심리로 22일 진행된 이명희 전 이사장의 상습특수상해 등 혐의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대로 구형 해달라"고 밝혔다. 검찰은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구형했다.
이 전 이사장의 변호인은 이날 "이 전 이사장은 동종 전과 없이 평생을 살아 왔고, 이 사건 내용을 보면 극심한 스트레스에서 우발적으로 이뤄진 것을 알 수 있다"며 "더 이상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정기관에서 다양한 수사가 이뤄져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굉장한 충격을 받았고, 그런 중에 부군께서 돌아가시는 상황까지 생겼다"며 "양형적 측면을 고려해 다시 한 번 살펴봐 달라"고 덧붙였다.
이 전 이사장은 최후진술에서 "저의 부족함으로 여러 사람에게 마음의 상처를 입힌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조심히 살 것을 약속드리고,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 전 이사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은 다음 달 19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앞서 이 전 이사장은 지난 2011년 11월월부터 2017년 4월까지 경비원과 운전기사 등 직원 9명을 상대로 총 22회에 걸쳐 상습적으로 폭행과 폭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전 이사장은 인천 하얏트 호텔 공사 현장에서 조경 설계업자를 폭행하고, 공사 자재를 발로 차는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자택 출입문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비원을 향해 조경용 가위를 던진 혐의도 받는다.
1심은 "이 사건 범행은 이 전 이사장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피해자를 상대로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한 것으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이 전 이사장의 나이와 피해자와의 합의 등을 고려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22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상습특수상해 등 혐의에 대한 항소심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