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이건희 회장은 삼성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올려 놓고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그 뒤에는 반도체 직업병, 무노조 경영 등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어두운 역사를 남기기도 했다.
우선 반도체공장 직원들의 백혈병 발병은 삼성의 대표적인 그림자로 불렸다. 지난 2007년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급성 백혈병으로 숨졌다. 그후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 제조공장에서 직업병 피해자가 다수 발생했다. 삼성을 급속도록 발전 시킨데 따른 부작용이었다.
이에 삼성은 지난 2018년 11월 관련 이슈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피해자 전원 보상을 약속하기도 했다.
삼성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의 백혈병 등 직업병 문제를 지속해 제기한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은 25일 이건희 회장 별세에 "삼성의 어두운 역사는 이건희 죽음과 함께 끝나야 한다"며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입장문을 밝혔다.
이건희 회장 베트남 사업장 방문 모습. 사진/삼성
삼성이 창업 초기부터 고수한 무노조·비노조 경영 원칙도 시민 및 노동단체로부터 끊임없는 반발을 샀다. 삼성은 1938년 창립 이후 '무노조 원칙'을 고수했다. 이건희 회장도 이를 철저히 지켜왔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에 걸맞지 않는 경영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결국 삼성은 올 5월 '무노조 경영 철폐'를 공시적으로 선언했다. 창립 이후 82년 만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 5월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그룹 계열사들에서 발생한 '노조 와해 공작' 등 노조 문제에 사과하고, 삼성의 무노조 경영 원칙 폐기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더 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노사 화합과 상생을 도모해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무노조 경영 폐기 선언은 앞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에 대해 그룹 총수인 이 부회장이 직접 사과하라고 권고하면서 이뤄졌다.
무노조 경영 원칙 폐기 이후 삼성전자 내 4개 노조가 연합한 교섭대표단이 사측에 1차 교섭을 진행할 것을 정식 요청한 상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삼성 계열사 내 공식 노조 활동이 활발해지고 임직원의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