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서초구청이 서초구 대검찰청 정문 앞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문구가 담긴 화환에 대한 강제 철거 계획을 밝혔다. 윤 총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3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강제 철거를 앞두고 화환을 지키려는 보수단체와 충돌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서초구에 따르면 이날까지 대검 정문 좌우에 놓인 화환을 자진 철거하지 않을 경우 이를 강제 철거한다는 방침이다. 전날 서초구는 보수단체인 '애국순찰팀’과 ‘자유연대’ 앞으로 행정대집행 계고서를 보냈다.
서초구는 도시 미관과 미풍양속 유지 등을 이유로 화환을 전부 철거할 계획이다. 특히 행정대집행법에 따른 조치인 만큼 철거 비용도 보수단체로부터 징수하겠다는 방침이다.
보수단체는 지난 25일 다음달 25일까지 1개월간 대검 인근에 집회 신고를 하고 화환을 보호 중이다. 만약 서초구의 행정대집행이 이뤄질 경우 보수단체가 무력 시위에 나설 위험도 있다.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왼쪽)과 서울고등검찰청(오른쪽) 앞 도보에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놓여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권에서도 윤 총장 응원 화환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시민의 불편과 안전을 생각한다면 대검 앞의 화환은 매우 부적절하다"면서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지시에 불복하고 화환으로 '정치적 위세'를 과시하는 모습은 국민에게 검찰총장이 자신만의 정치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앞서 윤 총장 지지 화환에 대한 불편한 시각은 검찰 내부에서도 나왔다. 진혜원 서울동부지검 부부장검사(사법연수원 34기)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서초동에 있는 신 ○서방파가 대검 나이트라도 개업한 줄 알았다”고 지적하며 화환을 방치하는 것은 도로교통법에 위배된다고 비판했다. 현행 도로교통법 제68조에 따라 교통에 방해가 될 만한 물건을 도로에 함부로 내버려둘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에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지난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본인의 직속상관인 검찰총장을 조폭 두목에 빗대어 공개조롱한 진혜원 검사. 조직위계상 명백한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화환 강제 철거 방침을 두고 누리꾼들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철거를 찬성하는 누리꾼들은 "특정 개인을 위한 화환이 길거리에 방치되는 것은 공익에 위배된다', "윤 총장이 보란듯이 정부와 여당을 향해 정치력을 과시하는 것"이라 지적했다.
반면 강제 철거를 반대하는 누리꾼들은 "화환에 발이 달렸나, 길거리 가다 걸려 넘어지길 하나 왜 문제인가", "별 게 다 불편하네. 윤석열 몰아내려는 의도가 뻔히 보인다" 등의 반응을 내놨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