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미국 뉴욕 증시가 코로나19 재확산 공포에 폭락했다. 유럽 주요국 봉쇄로 경제활동 정체 우려가 커진 데다가 미국 대통령 선거를 6일 앞두고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수성을 놓고 전망과 분석이 엇갈리면서 증시도 요동치고 있다.
28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943.24포인트(3.43%) 급락한 2만6519.95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9.65포인트(3.53%) 추락한 3271.03에 거래를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지난 6월 11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26.48포인트(3.73%) 폭락한 1만1004.87에 마감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20% 높은 40까지 오르며 지난 6월1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2차 재확산에 따른 공포가 커진 영향이 컸다. 독일과 프랑스 등이 재봉쇄에 들어가면서 유럽 주요 증시가 하락한 것도 미 증시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내에서도 최근 1주일간 신규 확진자가 50만명을 넘어서는 등 재유행이 본격화하는 조짐이다.
미 증시의 가장 큰 리스크는 오는 11월 3일 미 대선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를 최대 경합주 플로리다에서 앞서는 등 지지율 격차가 점차 좁혀지면서 선거 결과의 불확실성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난 9월 3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층에 딜러들이 모여 있다. 사진/뉴시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당선에 따른 증시 전망과 평가도 기관별로 엇갈린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지난 26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S&P500지수가 1년 후 15% 넘게 급등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각종 규제 철폐를 공약하고 있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에너지, 기술주 등이 크게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2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바이든 후보의 증세 계획은 주식 시장에 작은 과속 방지턱에 불과하다”면서 “바이든 당선시 S&P500 지수는 내년에 13% 가량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세 이슈는 피해갈 수 없더라도 바이든이 대규모 경기부양안을 제시한만큼 사회간접자본(SOC) 지출 확대를 통해 경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불복을 공공연히 시사하면서 개표 이후 미국 내 유혈 사태 발생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바이든 후보가 압도적인 표 차로 이기지 못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지연과 맞물려 근소하게 패배할 경우 법정 분쟁으로 번질 수도 있다. 정치 불확실성이 이어질수록 미 증시를 넘어 글로벌 증시까지 대혼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