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주춤했던 항공화물 운임이 다시 급등세를 타면서 항공사들이 모처럼 미소를 짓고 있다.
29일 홍콩에서 발표하는 항공화물 운임지수(TAC)에 따르면 지난주 상하이~북미 노선 요금은 kg당 6.07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2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초 이후 최고 수준이다.
항공화물 운임은 코로나19로 항공기 운항이 줄면서 지난 2월부터 급등하기 시작했다. 홍콩~북미 노선 kg당 운임은 한때 7.7달러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화물 비수기인 3분기에 접어들면서 다시 하락세를 탔다.
하지만 성수기인 4분기가 시작되면서 운임은 다시 치솟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한국~로스앤젤레스(LA) 노선 운임은 kg당 1만2000원으로 전달보다 80%가량 올랐다. 1~2월에는 3200원, 4~6월엔 1만3733원을 기록한 바 있다.
대한항공이 화물기로 개조한 여객기에 짐을 싣고 운항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관계자는 "4분기는 기업들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수출량을 늘리기 때문에 전통적인 화물 성수기로 꼽힌다"며 "항공사들이 화물기를 늘리고는 있지만 여객기로도 화물을 나르던 이전보다는 공급이 줄어 운임도 급등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운임이 오르면서 화물 비중을 늘린 항공사들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9월 여객기 2대를 화물기로 개조했으며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달 A350-900 여객기 1대를 화물기로 전환했다. 진에어도 이달 저비용항공사(LCC) 최초로 여객기 1대를 화물기로 개조해 띄우기 시작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의 경우 여객기를 개조하진 않았지만 좌석에 화물을 실어 나르기 위해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았다. LCC들은 기존에는 화물 영업을 따로 하지 않고 여객기 화물칸을 이용한 운송만을 해왔다. 하지만 탑승객 수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처럼 앞다퉈 화물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화물 운임 급등에 따라 4분기 실적도 3분기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지난 2분기 화물료가 오르며 흑자를 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화물 사업을 하지 않은 항공사들의 매출 타격이 더욱 심각하다"며 "화물 사업이 흑자 전환까지는 이어지지 않더라도 적자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