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한진중공업(097230) 인수전의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매각 예비입찰에 7곳의 원매자들이 참여하며 한진중공업이 누구의 품에 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 매각 예비입찰에 신탁사와 사무펀드 운용사(PEF) 등 7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한진중공업 지분 83.45%이다. 당초 예상 매각금액은 4000~5000억원 수준이었으나 다수의 원매자가 몰리면서 금액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예비입찰에는 한진중공업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100% 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KDBI) 컨소시엄과 한국토지신탁, APC PE 컨소시엄 등이 참여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사진/뉴시스
KDBI는 중견 사모투자펀드인 케이스톤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꾸렸다. KDBI는 산은이 기업의 매각효율성을 제고하겠다며 지난해 설립한 구조조정 전문 자회사로 원매자 중 한진중공업의 사정을 잘 파악할 수 있고 정보접근도 다른 원매자에 비해 용이한 편이다.
여기에 동부건설을 자회사로 거느린 한국토지신탁도 인수전에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한국토지신탁이 한진중공업 건설 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인수 후본인APC PE는 최근 STX와 국내 중견 해운사인 흥아해운을 인수한 경험이 있다. 해운사를 보유한 만큼 조선·해운 수직 계열화를 완성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한진중공업 예비입찰에 다수 원매자가 참여하면서 그 배경에도 이목이 쏠린다. 업계에선 한진중공업을 인수할 경우 고부가가치 함정 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을 큰 장점으로 꼽는다. 영도조선소에선 차기고속정, 경비함, 지원함, 특수목적선 등이 건조되고 있다.
특히 함정 등 특수선은 상선에 비해 경기 악화에 따른 영향이 적다. 해군 및 해양경찰청에서 지속적인 함정 발주가 이뤄지는 만큼 적정 규모의 물량 확보가 가능하다.
반면 일각에선 원매자들이 연면적 26만㎡ 규모의 영도조선소의 부지개발 잠재력을 보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영도조선소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부지를 용도변경해 주택단지나 상업지구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용도변경시 노동단체와 조선소 인근 철공소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현재 한진중공업 조선 부문 근로자는 1100명이며 조선소 인근에는 소규모 철공소 및 하청업체, 기자재업체들이 영업하고 있다. 용도 변경에 따른 고용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 1조6095억원, 영업이익 77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상반기에는 매출 8250억원, 영업이익 171억원을 올렸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