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코오롱티슈진과 신라젠의 상장폐지 확정 여부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코오롱티슈진은 한국거래소가 상장폐지를 심의·의결한 가운데 이의신청을 통해 반전을 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상황이 여의치는 않아 보인다. 반면, 신라젠은 상장폐지 심의 전 각종 호재가 나오면서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지난 4일 한국거래소는 코스닥시장위원회 회의를 통해 세계 최초 유전자 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를 앞세워 바이오 돌풍을 이끌었던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를 심의·의결했다. 아직 이의신청을 통한 회생 기회가 남아 있지만 앞서 최대 변수로 꼽혔던 미국 임상 재개로 내심 기대감을 키운 티슈진 입장에선 실망스러운 결과다. 3년 전 국내 허가를 획득한 인보사 성분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결국 발목을 잡았다.
인보사는 지난해 3월 사상 초유의 주성분 변경 사태로 국내 유통 및 판매 중지 조치를 받은 뒤, 5월 FDA로부터 미국 임상 중단 통보를 받았다. 같은 해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와 상장폐지 결정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마주한 티슈진은 거래소가 상장폐지 심의를 연기한 이후 개선기간 부여를 결정하며 기회를 얻었다. 이어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국내 품목허가 취소 이후 중단됐던 미국 임상 3상 재개를 허가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거래소는 미국 임상 3상에 대한 보류는 해제됐지만, 아직 임상에 돌입한 것이 아닌 만큼 개선을 위한 이행이 미흡해 허위 기재 행위를 해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자체적 개선계획과 이행 여부가 100% 반영되는 일이 쉽지 않지만, 당시 문제가 됐던 경영진의 교체라는 직접적인 변화와 펙사벡이 해외에서 가시적 성과를 거두며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는 점 등은 회사 입장에서 기대를 걸어 볼 만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달 상장폐지 심사를 앞두고 다양한 개선 사항을 이행하며,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 있는
신라젠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현재 신라젠은 전 경영진이 주력 파이프라인인 '펙사벡'의 임상 중단 사실을 사전 인지하고 발표 전 주식을 매도한 혐의 등을 받아 지난 5월 거래정지된 상태다. 6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된 이후 이달 중순 기업심사위원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티슈진에 이어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신라젠은 같은 위기 속 다른 상황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최근 이번 사태의 원흉이 된 경영진 교체를 비롯해 흑색종 대상 FDA희귀의약품 지정, 중국 병용임상 등의 성과로 펙사벡 가치를 증명하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기 때문이다. 특히 추가적으로 문제될 요소가 없는 만큼 횡령 및 배임 혐의로 또 다른 상장적격성 심사 변수를 보유한 티슈진 대비 변수도 적다는 입장이다.
신라젠은 항암바이러스 펙사벡을 통해 코오롱티슈진과 함께 지난 2017년 증권시장 바이오 열풍을 이끌었다. 해당 시기 티슈진과 신라젠은 핵심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임상 기대감 속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두 기업 주가의 최고점 역시 공교롭게도 같은 날인 2017년 11월24일이다. 당시 15만2300원(신라젠), 7만5100원(티슈진)으로 고점을 찍었던 두 기업의 주가는 현재 대폭 하락한 1만2100원, 8010원으로 거래정지된 상태다.
신라젠 소속 연구원이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신라젠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