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국내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 수가 300개사에 이르는 가운데 이들의 최근 4년간 투자 규모도 2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9월 창업기획자와 창업기획자가 보육·투자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를 10일 공개했다.
창업기획자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창업기업을 선발, 보육, 투자해 기업의 성장을 돕는 전문회사로서 투자가 중심이 되는 벤처투자회사(벤처캐피탈)와 차이가 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창업기획자 제도는 지난 2017년 도입 이후 4년만에 등록 기업 수 300개사를 기록했다. 300번째 창업기획자로는 케이아이엠씨가 등록됐다.
창업기획자는 4년여 간 총 1703개사에 2253억원을 투자했다. 벤처투자법에 따르면 창업기획자는 투자 금액의 40~50%를 창업 초기 기업에 투자하도록 돼 있다.
무엇보다 창업기획자가 결성한 개인투자조합에 법인 출자를 허용하면서 개인투자조합의 규모가 증가됐고 이에 따라 한해 투자 규모와 기업당 평균 투자 금액도 증가했다는 게 중기부 설명이다.
고용 창출 효과도 있었다. 창업기획자로부터 투자 받은 기업 1655개사는 투자 이후 총 7013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했다. 투자 전후 업체당 평균 고용과 매출도 각각 4.2명, 2.6억원이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뚜렷했다.
투자 기업의 업종별 분포를 보면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30.2%), 바이오·의료(22.1%), 정보통신기술 제조(12.7%), 문화·콘텐츠(8.0%) 순이었다. 투자 기업은 총 403건의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제도 도입 초기임에도 회수 사례도 나타나 총 12건의 인수합병(M&A)이 진행되기도 했다. 투자 기업은 후속투자유치 지원, 컨설팅 및 상담지원, 내·외부 교류 등 1179건의 보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창업기획자는 수도권에 66.1%, 비수도권에 33.9%가 분포하고 있으며 창투사에 비해 비수도권 비중이 높아 지역투자 활성화에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창업기획자 평균 모습을 보면 자본금 5억9000만원, 보육 공간 491.4㎡에 전문 인력 2.7명이 2.3개 보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박용순 중기부 벤처혁신정책관은 “창업기획자의 증가는 창업 생태계에서 투자자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가장 큰 의의가 있으며, 창업 초기와 성장 단계를 연결하는 투자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벤처투자촉진법’ 제정에 따라 창업기획자에게 벤처투자조합 결성이 허용돼 벤처투자시장에서 더욱 활발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창업기획자는 2005년 미국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가 투자와 보육을 결합한 형태로 시작해 전 세계로 확산됐다. 한국은 2016년 11월30일 ‘중소기업 창업지원법’ 개정으로 창업기획자의 근거가 마련됐다.
창업기획자는 ‘창업지원법’에서 8월12일 시행된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로 근거 법률이 바뀌면서 벤처 투자시장의 주요한 구성원으로 인정받게 됐다.
창업기획자는 2017년 1월 최초로 아이빌트가 등록한 이후 매년 80여개사가 등록을 해 이번 케이아이엠씨가 300번째 등록사가 됐다. 창업투자회사와 창업기획자를 겸영하던 창업투자회사들이 일부 창업기획자를 반납하면서 현재는 290개 창업기획자가 활동하고 있다.
사진/중소벤처기업부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