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시 세계 10위 항공사로

여객 10위·화물 3위…'규모의 경제' 기대

입력 : 2020-11-15 오후 4:39:21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대한항공(003490)이 산업은행의 도움을 받아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를 추진한다. 이번 인수가 완료되면 대한항공은 세계 10위권 규모의 초대형 항공사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이르면 이번 주 초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16일 열리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산경장)에서 이를 논의할 예정인데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도 이날 관련 이사회를 여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그룹의 인수가 마무리되면 대한항공은 자산 40조원, 기재 250여대를 보유한 세계 10위권 항공사로 발돋움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발간한 세계 항공운송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산 국제선 순위는 여객 10위(3345만7000명)에 이르며, 화물은 3위(222만9000t)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인수 시 대한항공은 여러모로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항공사 비용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연료비 절감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항공유는 많은 양을 한꺼번에 구입할수록 할인 조건이 다양해진다. 이렇게 연료비를 줄이면 한 좌석당 단가가 낮아져 다른 항공사보다 항공권 가격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에 주기된 대한항공 항공기들. 사진/뉴시스
 
노선을 이전보다 효율적으로 재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양대 국적사로 노선망이 대부분 겹치는데 인수를 통해 이를 효율적으로 조정하면 이전보다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 코로나19 속 항공사들의 효자 노릇을 하는 항공화물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가족이 되면 국내 항공 시장이 독과점 형태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교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한진 계열사인 대한항공·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계열인 에어부산·에어서울의 합산 국제선 점유율은 외국 항공사를 제외할 경우 73.1%에 달한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시선도 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재무구조가 취약해진 대한항공이 '빚더미'인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은 지난 6월 기준 2291%에 달한다. 1년 내 상환 의무가 있는 유동부채만 4조7979억원에 자본잠식률은 56%이다. 대한항공은 화물 호황 덕에 올 2~3분기엔 흑자를 냈지만 4분기엔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 주주들도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올리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반대하고 있어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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