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은정기자] 유럽 재정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가 다음달 13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40억유로 규모의 단기 국채를 발행할 계획입니다.
그리스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 결정 이후 처음으로 국채를 발행, 금융시장 복귀를 시사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페트로스 크리스토돌루 그리스 정부 채권관리 국장은 “7월 만기가 돌아오는 3개월물, 6개월물, 12개월물 국채의 만기를 연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EU와 IMF는 1100억유로 규모의 7월, 10월 만기 단기 국채의 만기 연장을 승인한 바 있습니다.
이같은 외부 지원에 힘입어 그리스 정부의 자신감은 예전보다 한층 높아졌습니다. 그리스 정부는 다음달 국채 발행 전에 연금 개혁과 3년간 긴축재정 계획 통과를 통해 시장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그리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그리스가 국채 발행에 있어 투자위험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그리스 재정에 대해 확신을 가지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내비쳤습니다.
다만 "이번 국채 발행은 그리 큰 규모가 아니다"라며 "그리스가 대규모 국채 발행으로 금융 시장에 복귀하기까지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그리스의 이번 국채 발행이 도박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그리스가 지나치게 높은 금리를 책정하게 되면, 오히려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티븐 매이저 HSBC 고정수입자산 리서치장은 “현재 그리스의 신뢰도는 낮은 상태이기 때문에, 나쁜 소식이 생길 경우 위기가 더 심화되도록 방아쇠를 당기는 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익명의 은행원은 "만약 국채 발행이 잘 되지 않아 그리스의 상황을 악화시키면, 포르투갈과 스페인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지난 주만 하더라도 그리스 국채 스프레드는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지난 5월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의 지원방침에도 불구하고, 신용평가사들이 그리스 국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정크본드 수준으로 낮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이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그리스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공공부채에 대한 질서정연한 구조조정"이라며 "그리스 정부와 채권자들이 부채탕감과 부채스왑 등의 논의를 통해 그리스 국가부채를 실질적으로 줄여야만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습니다.
뉴스토마토 한은정 기자 rosehan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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