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실패할 사업에 투자자금이 유입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모순이다"
윤원철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29일 금융투자협회가 주최한 '녹색금융 세미나' 강연에서 "요금 현실화와 소매 경쟁이 선행되지 않은 SG(스마트그리드)는 필시 실패한다"고 경고했다.
윤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전력, 가스, 지역난방 등 에너지가 총괄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서 무한 공급돼 낭비를 유발할 뿐 아니라 민간기업이 제대로 수익을 확보할 수 조차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격 현실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녹색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오로지 정부의 지원과 보조만을 전제로 정부 정책·규제 변화에 사업이 좌우되는 악영향을 낳는다"며 "합리적인 소비 유도, 자체 수익성 확보를 위한 가격의 현실화"를 강조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구조를 탈피하고 다수의 민간 참여를 전제로 하는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윤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전력사업은 수직 통합의 거대 공기업 형태로 돌아갈 것인가, 수직 분리를 통한 경쟁 구도로 갈 것인가의 기로에 섰다"며 "녹색성장을 위한 신기술 도입과 상용화에 앞서 에너지 부문의 구조 개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그리드 사업은 전력 인프라와 정보·통신 인프라의 합작"이라며 "이를 위해 기존 계층 구조의 전력망에서 네트워크 구조 전력망으로, 전력 플랫폼에서 비즈니스 플랫폼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