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국내 카드사들이 일본 결제 회사와 제휴망을 축소하거나 협업을 중단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일본 여행과 그에 따른 상품 구매가 급감한 데다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 사태로 불거진 불매운동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이 일본 내 카드 결제 비중이 감소하면서 일본 업체와 제휴망을 축소하고 있다. 사진은 기업인 일본 특별입국절차가 시행되며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도쿄행 승객들이 발권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19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일본 내 결제 수요가 감소하면서 일본 카드 업체 등과 접점을 줄이고 있다. 하나카드는 '아이행복카드'를 대체하는 '국민행복카드'를 새롭게 출시하며 일본 신용카드 브랜드 'JCB' 탑재를 제외했다. 기존 아이행복카드는 해외 브랜드로 JCB, 아멕스 등을 적용했지만 국민행복카드에선 비자, 마스터카드로 교체됐다.
이에 따라 국민행복카드에선 JCB 브랜드가 제공하는 일본 및 하와이 공항 라운지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됐다. 일부 소비자들은 이 혜택을 누리기 위해 아이행복카드 발급 중단 전 막차 발급에 뛰어들기도 했다. 국민행복카드는 국가 바우처 서비스를 통합해서 제공하는 카드로, 보육료 등만 지원하는 '아이행복카드'보다 지원 범위가 넓다.
신한카드는 내년부터 국내전용카드의 일본 이용서비스를 종료한다. 지난 2014년 일본 통신사 NNT의 자회사 NTT데이터와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선보인 지 6년 만이다. 해당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국내전용카드로 일본 내 2만여개 주요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했던 서비스를 더 이상 이용할 수 없다. 소비자 입장에선 해외 브랜드 카드 사용에 따른 연회비를 지불하지 않고도 일본 가맹점에서 결제를 할 수 있던 혜택이 사라지게 된 셈이다. 아울러 해외 가맹점 이용에 따른 수수료 면제 혜택도 없어진다.
국민카드는 신한카드보다 먼저 지난 10월 국내전용 신용카드의 일본 이용서비스를 종료했다. 국민카드 역시 지난 2018년 일본 NTT데이터와 제휴를 맺고 국내전용 신용카드로 일본 내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종료를 고지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일본 카드 회사들과 제휴 범위를 축소하는 데는 코로나 여파로 일본 가맹점 결제가줄어들면서다. 코로나가 재확산하면서 일본 여행은 물론 소비가 크게 감소했다. 이에 양국 제휴 업체들은 제휴망을 운영하는데 얻는 수익 대비 비용이 커지면서 제휴 서비스를 잇달아 중단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일 무역분쟁으로 촉발된 불매 운동도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로 지난해 7월부터 일본 제품 사용에 대한 거부감이 높아지면서 상당수 국내 소비자들은 국내 브랜드로 대체하는 경우가 늘었다. 시간이 지나며 불매운동 강도가 옅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상품으로 전환한 소비 행태가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날 것을 대비해 호텔, 백화점 등과 제휴망을 넓히는 준비를 해놨지만 코로나 여파로 중단하게 됐다“며 ”일본 역시 여행 수요가 급감하고 불매운동 여파까지 더해져 타격을 입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