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분쟁-항공독점, 한진칼 주가 저울질

입력 : 2020-11-19 오후 3:10:33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한진칼 주가가 산업은행 개입 복병에 출렁이고 있다. 산은의 교통정리로 경영권 분쟁 이슈가 희석되면서 당장은 약세를 보인다. 추후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한 산업 독점적 지위를 얻게 되지만 분쟁에서 패배한 측의 오버행 이슈가 더 클지 가늠하기 어렵다. 산은은 이미 재벌특혜 등 각종 논란을 낳고 있어 주주들이 주가 손실까지 보게 되면 더욱 강한 저항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진칼과 대한항공 주가는 장중 약세를 보인다. 최근 전 고점에 비해서는 급락한 추세다. 산은 개입으로 경영권 분쟁이 해결될 것으로 보여 그동안의 주가 상승분을 반납할 것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하는 모습이다. 향후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저가항공을 제외한 항공산업을 독점하게 되지만 그동안 적자경영에도 경영권 분쟁 덕분에 치솟은 주가 폭이 워낙 컸다. 양쪽 소재를 저울질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증권 분석가들은 오버행을 경고하기도 한다.
 
애초 산은이 산업 재편 대상인 대한항공이 아니라 한진칼 증자에 참여하면서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산은은 대한항공 증자에 직접 참여할 경우 한진칼이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채울 수 없게 된다고 해명했지만 다른 방법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은이 경영권 분쟁을 해결하면서 그룹 경영에 참여하려는 의도로 보는 관측이 많다.
 
앞서 경제개혁연대는 산은이 한진칼 교환사채를 인수하고 대한항공의 제3자 배정 방식에 참여한 뒤 주주배정 방식 증자에 교환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금액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면서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는 다른 방법들을 제안했다. 굳이 한진칼에 자금지원을 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과 함께다. 경제개혁연대는 결국 한진칼이 조원태 회장 측과 KCGI 3자연합의 지배권 확보 경쟁이 진행 중인 상황임을 고려할 때 캐스팅보트를 잡으려는 딜이 아닌가 의심했다.
 
KCGI도 산은의 3자배정 유상증자가 기존 주주 이익을 침해한다며 법원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 시장에는 또 다시 변곡점이 생긴다증권시장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3자 배정 증자는 룰을 깨는 반칙이라며 산업 재편을 위한 공적자금 개입 명분에도 시장에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합병 과정에는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얻어야 하는 분기점도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에 따른 독점 폐해를 걱정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대한항공을 제외하면 저가항공만 남게 되기 때문에 사실상 우월적 지위를 독점하게 된다는 관점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산업은 글로벌 시장보다 내수시장 경쟁도가 높기 때문에 독점적 지위를 얻게 되는 부작용이 크다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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