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최근 3개월 내 시총 10위 기업 중 외국인 보유율(소진율)이 높은 곳이 대체로 주가 강세를 보였다. 업황이 주된 배경이지만 대주주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논쟁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20일 종가 기준 시총 10위 기업을 보면, 외국인 보유율이 50% 안팎으로 높은 곳 다수가 최근 3개월 내 저점에서 고점으로 가파르게 올랐다. 그사이 대주주 양도소득 과세 기준 강화 정책이 논쟁거리가 됐다가 철회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양도세 부과 대상이 아닌 외국인 주주가 많은 주식의 경우 상대적으로 주가 하방 영향이 덜할 것이란 시장의 관측이었다.
과세 강화 정책은 개인주주들 반대로 없던 일이 됐지만 기존 10억 대주주 양도세 기준은 유지돼 연말 과세 회피를 위한 이탈 물량이 발생할 것이 예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 주주가 많은 주식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힘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시총 1위 삼성전자는 외국인 보유율이 56%를 넘는다. 이 회사 주식은 최근 3개월 내 저점이 초반부에 위치하고 근래 고점을 찍었다. 특히 최근 박스권을 탈출해 급등했다.
2위 SK하이닉스도 삼성전자와 비슷한 흐름이다. 실적이 좋은 반도체 업황 영향이 컸던 데다 외국인 주주 비율이 높은 게 눈에 띈다. SK하이닉스 주식의 외국인 보유율도 50%나 된다.
3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외국인 보유율이 10.09%에 불과하다. 최근 3개월 동안 하락세를 타고 저점을 찍은 바 있다. 최근에는 V자 반등해 전고점 가까이 올랐지만 줄곧 상승장을 보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는 차이가 있다.
LG화학도 3개월 내 V자 반등 흐름이 나타났다. 이 회사 외국인 보유율은 41%로 적지 않지만 배터리 사업 분사 영향을 받은 듯 보인다. 최근 고점은 3개월 내 전고점과 다소 거리가 있다. 같은 배터리 업체인 삼성SDI(9위)의 경우 반도체주와 비슷한 상승세를 탔다. 삼성SDI 외국인 보유율은 43%다.
6위 네이버는 55%로 외국인 보유율이 높지만 3개월 초반부 고점을 찍었다 급락한 뒤 한동안 박스권 장세를 지속했다. 최근 저점을 갱신해 박스권을 이탈할지 관심이다. 같은 비대면 IT플랫폼 업체인 카카오도 큰 흐름은 네이버와 비슷하다. 다만 떨어질 때 좀 더 낙폭이 컸다. 코로나 백신 개발 성과로 비대면주가 급락할 때 외국인 지분이 많은 네이버가 좀 더 지지선이 강했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카카오 주식의 외국인 보유율은 32%다.
그밖에 7위 셀트리온(외국인 보유율 20%)은 V자 반등을 보였다. 8위 현대차(30%)는 초반부 상승했다가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