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승인과 접종을 앞두고 미국 내 백신 수송 준비에 속도가 붙고 있다. 미 보건당국이 다음달 10일 이후 백신 배포 계획을 밝히면서 유통업체들도 영하 70도 이하의 초저온의 온도 조건을 갖춘 냉동고 주문하는 등 원활한 공급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CNN에 따르면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 백신 개발 프로젝트인 '초고속 작전' 브리핑에서 "모든 게 잘 진행되면 우리는 12월 10일 이후 곧장 백신을 배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자 장관이 언급한 12월10일은 미 복지부 산하 식품의약국(FDA)이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신청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 신청을 심사하는 날이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약 4000만회를 12월말까지 배포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달 21일 미국 조지아 애틀랜타에서 코로나19 브리핑 중인 에이자 장관의 모습. 사진/뉴시스
미국 보건당국은 FDA의 백신 승인 후 24시간 이내에 64개 관할구역 전 지역에 백신이 도달하고, 곧바로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승인 후 48시간 이내에 최우선 순위 공급 대상인 의료시설과 요양시설 관계자에 백신을 접종할 방침이다. 또 12월 말까지 4000만회 분이 접종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미 정부의 적극적 백신 공급 계획 방침에 따라 유통회사들도 원활한 공급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화물회사 유나이티드퍼셀서비스(UPS)는 백신을 저온에서 운반하기 위해 드라이아이스 생산을 시작했고 영하 80℃까지 백신을 냉각할 수 있는 초저온 냉동고를 주문했다. 초저온 냉동고의 가격은 1만∼1만5000달러(한화 약 1110만∼1670만원) 수준이다. 화이자 백신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합성물질로 구성돼 영하 70도 이하의 초저온 냉각 상태를 유지해야 최대 6개월까지 효과가 유지된다.
앞서 또 다른 화물업체 페덱스는 드라이아이스를 대량으로 항공기에 실을 수 있도록 민간항공 규제당국의 특별승인을 받았다. 드라이아이스가 사고로 기내에서 기체로 승화해버리면 항공 승무원들의 안전이 위협받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독일에 본사를 둔 디에이치엘(DHL)도 드라이아이스와 초저온 냉동고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