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국내 아동 충치 경험율이 50%가 넘어서면서 어릴 때부터 치아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18년 아동 구강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5세 영유아의 유치 충치 경험자율은 68.5%, 만 12세 중 영구치가 썩은 경험이 있는 아동은 56.4%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특히 영유아 충치 경험이 높은 이유는 유치에 충치가 발생하면 영구치로 대체될 수 있다고 인식해 관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이들 성장에 맞춰 치약을 고르는 것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작정 불소가 없는 무불소 치약을 사용하면 오히려 충치를 유발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치는 영구치로 형성될 치배(영구치싹)가 자리잡고 있어 영구치가 나올 자리를 안내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치는 충치가 생기면 진행이 매우 빠른 편인데 치아를 보호하는 법랑질이 영구치에 비해 얇고 치아 크기도 작아 충치로 인한 손상이 크기 때문에 신경치료까지 받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지 못한 유치가 충치 때문에 일찍 빠지게 되면 유치가 빠진 공간으로 주변 치아들이 밀고 들어오면서 치열을 어긋나게 하고 영구치가 나올 공간이 부족해져 덧니가 되거나 아예 영구치가 나오지 못하는 상황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
치아는 생후 6개월부터 나기 시작하는데, 이 시기에 우유병을 장시간 물고 있는 것과 밤중 수유는 충치 발생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치아가 나기 전에는 젖은 거즈로 잇몸을 가볍게 닦아주고, 치아가 난 후에는 실리콘 핑거 칫솔이나 작고 부드러운 유아용 칫솔에 무불소 치약을 살짝 묻힌 후 닦아주는 것도 방법이다. 또 아기들은 젖니가 나기 시작하는 6개월부터 3~6개월 간격으로 정기검진을 해 치아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성장 속도가 빠른 아이들의 경우 조금만 관리를 소홀히 해도 순식간에 치아가 썩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생후 12~20개월까지 아이 치아는 위아래 어금니를 뺀 총 16개의 유치가 나온다. 이 시기에 치아가 우유병으로 인해 충치가 발생하면 아이의 잇몸 부위가 노랗게 변색되기 시작해 위쪽 앞니가 급속하게 썩는다. 하루 세 번 이상 유아용 무불소 치약을 쌀 한 톨 크기로 묻혀 아랫니, 윗니를 5회씩 닦아주고, 이가 나지 않는 부분은 거즈로 부드럽게 닦아 주도록 한다. 엄마 아빠가 칫솔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따라 할 수 있게 유도하면서 아이 혼자서 양치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한다.
생후 20~30개월까지 위아래 4개의 어금니가 나기 시작하면서 20개의 유치가 모두 나온다. 본격적인 적작활동으로 어금니를 많이 사용하는데 어금니는 홈이 많아 깨끗하게 칫솔질 하기 힘들어 충치가 생기기 쉽다. 따라서 쌀알 두 알 정도 크기로 무불소 치약을 묻혀 윗니는 아래로, 아랫니는 위로 쓸어 올리듯 꼼꼼히 5회 정도 닦아준다. 아이가 혼자 양치물을 뱉을 수 있다면 불소 농도가 500ppm 정도의 저불소 치약을 쓰는 것도 충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생후 30개월 이후는 아이 스스로 이를 닦고 양칫물을 뱉을 수 있는 시기이며, 이때는 무불소 치약보다 500ppm 정도의 저불소 치약을 완두콩 크기만큼 묻혀 하루 세 번 이상 닦아주는 것이 좋다. 불소라고 불리는 플루오린 성분이 충치 예방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저불소 치약은 아이들한테 자극적이지 않는 달콤한 향 혹은 무향의 제품을 선택한다. 더불어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 제거를 위해 유아용 치실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박대윤 유디치과 대표원장은 "유치의 상태는 영구치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치아 관리는 무척 중요하다"라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올바른 치아 관리법과 영유아 및 어린이 치약 사용시기를 익혀 두는 것이 충치로 하여금 아이들을 지켜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유치는 영구치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이가 태어났을 때 부터 치아관리를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