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북한이 2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내년 8차 당대회 준비 상황과 경제과업 진행 문제들을 논의했다. 지난 15일 회의 이후 불과 2주 만으로, 올해 들어 개최 빈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통일부는 코로나19 방역 상황과 당대회 점검 차원인 것으로 관측했다.
30일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 21차 정치국 확대회의가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회의에서는 당 제8차 대회 준비 정형 청취와 대책 마련, 당 사상 사업 부문 강화와 정책적지도 및 당적지도를 심화시키기 위한 당중앙위의 해당 부서기구 개편 문제, 경제사업 지도 개선과 경제과업집행을 위한 중요문제들이 논의됐다.
특히 정치국은 경제지도기관들이 맡은 부문에 대한 지도를 주·객관적 환경과 조건에 맞게 과학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으며, 주관주의와 형식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실태에 대해 심각한 비판이 이뤄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당의 경제정책 집행을 위한 작전과 지휘에서 과학성을 철저히 보장하고 무한한 헌신성과 책임성을 발휘해 나갈 것도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9일 북한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1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30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뉴시스(노동신문 갈무리)
이날 회의는 올해 들어 11번째로,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총 31번의 정치국 회의가 개최된 것과 비교하면 올해 부쩍 회의 빈도수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정치국 회의의 배경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있을 수 있으나,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코로나로 인한 비상방역체계 강화와 내년 1월로 예정되어 있는 제8차 당대회 준비과정 관련 점검을 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
특히 사상 사업 강화 조치들이 언급되는 데 대해 여 대변인은 "경제적 환경의 어려움에 따라서 내부적으로, 국경은 봉쇄돼 있고 내부적으로 모든 것을 조달해야 되는 이 환경에서 최근에 비리 사건들도 중대비리라고 정치국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있지 않았느냐"면서 "그래서 이러한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 사상사업을 더 특별히 강조하고 있지 않나 싶다"고 예측했다.
북한은 현재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 국제제재로 인한 경제위기, 자연재해 등 3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의소리(VOA)는 지난 25일 중국 해관총서 무역자료를 인용, 코로나 봉쇄와 제재로 인해 지난달 북중무역 품목 수는 단 11개, 무역액은 165만9000달러(약 18억원)로 양국간 무역액이 공개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북은 '80일 전투'를 선포하며 내년 8차 당대회를 준비 중이지만, 이 역시 당초 예상한 개최 시기인 1월보다 미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국정원은 보고 있다.
한편 통일부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추진하던 대북 지원금 사업비 1177만달러(약 140억원) 환수 절차에 들어갔다. 작년 6월 쌀 5만톤 지원을 결정하고 사업관리비 선지급이 이뤄졌지만 북이 그해 7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문제 삼으며 수령을 거부해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미집행된 쌀 구입비 예산을 올해로 이월 처리하며 재차 지원을 추진했지만, 북은 현재 국경 봉쇄로 외부 물자 반입을 거부하고 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