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올해 3분기 기업과 자영업자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돈이 38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발 충격을 받은 2분기 때보다 증가폭이 둔화됐지만, 잔액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치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금 잔액은 1366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2분기 말보다 37조8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앞서 1분기와 2분기 증가액은 각각 51조4000억원, 69조1000억원으로 최대치를 갱신한 바 있다. 3분기 들어서는 둔화 폭이 다소 완화됐으나 역대 세 번째 수준이다. 1년 전(6.9%)과 비교한 증가율도 15.4%로 역대 최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증가율도 15.4%로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다.
한은 관계자는 "전기대비 증가폭이 축소됐는데도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이 높아진 것은 올 상반기 코로나19 대출금 증가가 누적된 것이 반영된 기저효과 때문"이라며 "여전히 자금 수요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제조업(5조8000억원)보다는 서비스업의 대출금 증가가 두드러졌다. 서비스업은 2분기보다 28조9000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부동산업,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에서는 8조6000억원, 6조1000억원, 1조4000억원씩 증가했다.
용도별로는 운전자금과 시설자금이 각각 52조1000억원, 17조1000억원 늘었다. 예금은행을 통한 대출은 20조4000억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을 통한 대출은 17조3000억원으로 불었다.
이 중 예금은행의 법인기업 대출금은 11조3000억원, 비법인기업은 9조1000억원 증가했다. 자영업자의 대출금을 지칭하는 비법인기업의 대출금이 늘어난 요인은 코로나발 직격탄에 빚으로 버티는 자영업자가 여전히 많다는 의미다.
자료/한국은행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