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대출, 반년만에 작년규모 돌파…은행권, 건전성 훼손 우려 점증

상반기 중 17.5조↑ 증가폭 확대…중기대출도 작년취급액 접근

입력 : 2020-07-12 오전 9:00:0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은행권 대출이 급증한 가운데 정책 금융지원이 집중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올 상반기 자영업자 대출 증가폭은 지난해 연간 증가폭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실물경기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부실 대출로 인한 건전성 우려가 나온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자영업자 대출은 지난 1분기 5조5000억원 증가한 데 이어 2분기 12조원이 늘면서 증가폭을 확대했다. 상반기에만 지난 한 해 증가액을 넘어선 수준이다. 중소기업 대출 규모도 상반기 중 12조5000억원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13조6000억원에 거의 근접했다. 이에 5대 은행의 연간 대출 성장 목표치는 이미 한 분기 만에 초과 달성됐다. 연초 3~6%대 목표치를 세운 은행들은 지난 1분기 신한 8.17%, 국민 6.77%, 농협 6.11%, 우리 4.61%, 하나 4.30%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대출 증가는 자영업자 대출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책적 지원이 집중된 자영업자 대출이 증가세를 견인했다"며 "과거 금융위기 때와 달리 정부 지원이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중소·자영업자에게 집중됐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나오면서 6월 신용대출 증가폭이 확대됐지만,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감소해 가계대출의 경우 큰 변화가 없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의 경제적 충격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시중은행도 이들의 대출 상환 여력이 떨어지면 건전성 우려가 커질 수 있다. 더구나 금융당국은 예대율을 하향 조정해 자금난을 겪는 자영업자 등 개인사업자들에 대한 은행권 대출 여력을 확대한다. 금융위원회가 이달부터 개인사업자 대출에 대한 예대율 기준을 현행 100%에서 85%로 낮추는 감독규정 개정안을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서 대출 공급 여력은 최대 70조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에 대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조치도 연장 논의가 진행됐다"며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하는 등 건전성 대비를 위해 전반적인 여신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이 상반기에만 지난해 증가폭을 넘어섰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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