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HMM이 2400억원 규모 전환사채를 공모 모집하고 있다. 투기등급의 채권이지만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인데다 해운업도 훈풍을 타고 있어 위험부담은 덜한 편이다. 연 3%의 수익률도 전환사채치고는 괜찮은 편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MM(011200)은 오늘(8일)까지 제199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전환사채(CB) 발행을 위한 공모청약을 받고 있다. 오전 10시 현재 한국투자증권 기준 청약경쟁률은 0.36 대 1이다.
채권기간은 오는 10일부터 2025년 12월10일까지다. 만기수익률은 연 3.0%이지만 표면이율이 연 1.0%라서 3개월마다 지급되는 이자는 연 1.0%에 맞춰진다.
채권만기는 5년이지만 중간에 조기상환 받을 수 있는 권리(풋옵션)가 주어진다. 2년 후인 2022년 12월10일부터 3개월마다 해당일에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조기상환 때는 연 3.0%가 적용되기 때문에 2년만기 채권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해도 무방하다.
이와 반대로 회사가 중간에 채권을 조기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도 추가됐다. 당장 내년 1월10일부터 시작이다. 따라서 채권이 발행된 후 채권시장에서 매수할 때에는 언제든 회사가 채권을 갚을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
회사가 채권을 상환할 때는 액면가 1만원과 그때까지의 이자(연 3.0%)만 지급한다. 나중에 시장에서 1만원 이상 가격에 매수할 생각이라면,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 즉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오를 수 있는 상황이라거나 회사보다 먼저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역으로 시장에서 매수하는 것보다는 공모를 받는 게 낫다고 할 수 있다.
국내 유일의 상장 정기선사 HMM이 전환사채 발행을 위한 공모청약을 진행 중이다. 투기등급 채권이지만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인데다 2년 후 조기상환 청구도 가능하다. 해운업황이 돌아선다면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을 노릴 수도 있을 것이다. <사진/ HMM 제공>
신용등급은 BB(긍정적)로 투기등급이다. BB급 채권이 연 3.0%라면 너무 낮아 보이지만 주식전환이 가능한데다 산업은행이 최대주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CB 투자의 핵심 조건은 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때 적용받는 전환가액. 지난 3일에 확정된 가격은 주당 1만2850원이다. 주가가 그 이상 올라야 주식으로 바꿔 차익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HMM의 주가는 10월 하순부터 상승세를 그려 7000원 초반부터 1만4000원대까지 2배 오른 후 하락조정 중이다. 하필이면 이 기간이 전환가액 산출에 포함돼 최종적으로 높은 가격에 정해진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전환가액을 높이기 위해 또는 CB 공모 흥행을 위해 주가를 올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전환가액이 높으면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주식수가 그만큼 줄어든다.
물론 CB 발행 후 주가가 추가 하락하면 전환가액도 하향 조정된다. 1만2850원의 80%, 최대 1만300원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 주가가 하락해 전환가액을 내렸는데도 주가가 그 밑으로 떨러진다면 채권인 채로 보유하다가 2년 뒤에 풋옵션을 행사해 연 3% 이자를 챙기면 된다.
이 채권은 발행 즉시 10일에 상장될 예정이다.
CB와 BW(신주인수권부사채)는 발행회사와 투자자 모두가 주식(자본금)으로 전환되길 바라는 빚(채무)이다. 회사는 빌린 돈을 안 갚아도 되고, 투자자는 몇 푼의 채권이자보다 주가가 오를 때 얻는 차익이 크기 때문이다. 해운업이 돌아서서 주가가 오르면 모두가 웃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채권 전액이 1만2850원에 맞춰 전환되면 새로 발행되는 주식은 1867만주, 1만300원까지 조정될 경우엔 2330만주가 신주로 발행된다.
이번 HMM CB는 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 KB증권에 각 800억원씩 배정됐다. 해당 증권사에서 공모주 청약하듯 청약하면 된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