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임진각에 현장 집무실을 세울 땐 막막했는데 지금은 지지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개성공단 재개와 도라산전망대 집무실 설치를 막는 유엔사령부 문제를 공론화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파주시 일대의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진 8일 오전,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통일대교 입구에서 개성공단 재개 선언과 도라산전망대 집무실 설치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달 10일부터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 천막으로 집무실을 세우고 이곳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중이다. 시위는 29일째다.
8일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 앞에서 개성공단 재개 선언과 도라산전망대 집무실 설치 등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재강 경기도 평화부지사(가운데)가 격려차 방문한 지지자들과 함께 각오를 다지고 있다. 왼쪽에서 두번째가 우리아이재단 진영종 성공회대 교수, 네번째가 권영길 평화철도 상임대표, 이 부지사 바로 오른쪽이 노정선 연세대 명예교수, 노 교수 오른쪽 두번째가 황언구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대표. 사진/최병호 기자
앞서 경기도는 지난달 9일 남북이 개성공단 재개 선언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요청하고자 기존 의정부청사의 평화부지사 집무실을 도라산전망대에 세우고자 했다. 도라산전망대는 개성공단과 북한이 바라보이는 곳이다. 경기도는 북한과 맞닿은 접경지고, 개성공단은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과 같기 때문에 평화부지사의 집무실을 도라산전망대에 설치하면 남북 교류협력을 재개하려는 국민의 의지를 드러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도라산전망대 집무실은 관할인 국군 1사단의 허가를 얻었지만 끝내 유엔군사령부가 보류하고 말았다. <뉴스토마토>와 만난 이 부지사는 "유엔사령부와 정부가 개성공단 재개와 도라산전망대 집무실 문제에 전향적으로 나설 때까지 시위를 할 것"이라며 "유엔사령부는 집무실 설치 계획을 보류한 이유도 알려주지 않는데, 도라산전망대 집무실은 군사적 사안이 아닌 행정이므로 유엔사령부가 개입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참여정부가 개성공단을 만들 때는 남북 합의만으로 이뤄졌고, 박근혜정부가 개성공단을 폐쇄할 때도 유엔이 승인이 해준 게 아니었다"라면서 "개성공단 재개 역시 유엔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에선 북한에 비핵화를 주문하는데, 이런 말만 하는 건 남북관계를 경색시킬 수 있다"라면서 "평화가 오면 비핵화가 따라오듯 개성공단 재개 등 실질적 협력방안을 내놓은 후 비핵화로 가야 한다"고 했다.
시위가 한달여 이어지는 동안 경기도의 행보에 공감한 각계에서 지지방문을 계속, 개성공단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더 커지고 있다. 이날도 북한 어린이 돕기 사업을 벌이는 우리아이재단의 진영종 성공회대 교수를 비롯해 권영길 평화철도 상임대표, 김홍걸 무소속 의원, 노정선 연세대 명예교수 등이 이 부지사와 함께 '평화의 상징, 개성공단 정상화' 구호를 외쳤다. 이 부지사는 "이곳엔 하루에 3~4팀이 지지방문을 하고 있다"라면서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의 방문도 예정됐다"고 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