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통일부는 8일 코로나19 백신 지원 등 남북 보건 협력과 관련해 정부 내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이인영 장관이 공식 석상에서 백신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보건당국과 사전 협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데 대해 추가 설명을 내놓은 것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현 단계에서 백신 확보와 관련 우리 보건당국과 구체적인 협의 절차까지는 아직 진행하지 않았다"면서도 "북한은 물론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보건협력 연장선상에서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 정부내에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공동대응의 필요성 등을 감안해 다양한 방안을 협의·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달 26일 유엔 관련 한 행사에서 "1984년 서울이 큰 홍수 피해를 입은 가운데 북한이 우리 이재민에게 구호물품을 지원했던 사례를 기억한다. 남북인도협력은 어느 한쪽이 도움을 주기만 하는 시혜적 차원이 아니라 이제 더 건강한 공동체로 가는 '상생의 길'로 발전해야 한다"며 북한에 코로나 백신 지원 추진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이 보건당국의 백신 확보 과정에서 협의된 바 없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4일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한국국제정치학회 연례학술회의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통일부 제공
대북 백신 지원과 관련해서는 북측이 남측의 제안에 답하지 않고 있는 점도 난관이 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코로나 상황으로 북측의 국경이 봉쇄돼 있어 현실적 제약이 있는 것이 사실이나, 정부는 '작은 교역, 작은 결재'를 통해 남북 대화와 교류를 복원하고 보다 큰 접근을 통해 큰 정세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작은교역은 이 장관이 취임 후 줄곧 강조해온 남북협력 구상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위반을 피할 수 있는 물물교환 방식으로 교류의 물꼬를 튼다는 취지다.
이 장관은 이날도 CBS라디오에 출연해 "북한이 코로나로부터 안전해지는 것은 곧 대한민국이 코로나로부터 안전해지는 것과도 직결돼 있는 문제"라며 백신 지원 의사를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북한도) 우리의 의사는 분명히 확인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내년 1월 이후에는 그런 가능성들이 좀 열리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