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무인주문기 도입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과 달리 고용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매출 증가에 도움을 줬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는 9일 고용노동부의 '2020년 고용영향평가 결과발표회'에서 키오스크 확산이 외식업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은 조사결과를 내놨다.
조 교수는 "무인주문기 도입 업체에서 평균 0.23명 고용 감소가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며 "무인주문기 도입이 매출에는 6% 증가라는 유의한 영향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무인주문기 키오스크가 무인 정보 단말기를 넘어 인공지능(AI)를 장착하고, 고객의 취양에 따라 제품을 맞춤형으로 조정 가능하면서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조 교수는 "고객이 선호할 잠재 메뉴를 추천해 고객이 원하는 메뉴패키지를 설계할 수 있다"며 "키오스크만 달지 않고 포스 등 복합기능을 장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서울시 소재 357개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했고 회귀분석 및 이중차분법 등을 통해 분석을 했다.
키오스크는 단순히 인건비 절감 효과뿐 아니라 고객 만족도 제고 및 경영효율화를 통해 매출 증가 효과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창업 때부터 무인주문기를 도입한 업체들을 중심으로 가상 분석을 실시한 결과에서는 무인주문기 도입이 신규 창업을 촉진하는 효과도 관찰됐다. 창업과 동시에 무인주문기를 도입한 48개 업체 중 '무인주문기를 도입할 수 있어서 창업했다'는 질문에 12개 업체(25%)가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이는 무인주문기 도입이 단순히 고용을 대체하는 것만이 아니라, 일부 창업 문턱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조 교수는 자영업 일자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측면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프랜차이즈 △역세권 △대학 및 학원가 △주요 고객 연령층이 낮은 곳에서 키오스크 도입을 경영전략으로 수립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조 교수는 "무인주문기가 일차적으로는 종업원 고용과 대체관계에 있더라도, 매출 증가 등 다른 요인에 영향을 미쳐 전체적인 고용성과에 주는 영향은 생각보다 부정적이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번 연구에 대해 박화진 고용부 차관은 "코로나19로 인해 유례없는 일자리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영향평가와 같은 정책연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며 "올해 특히 무인주문기 관련 과제는 최근 비대면 기술 확대로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 상황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조준모 성균관대 교수는 9일 무인주문기 도입이 통계적으로 고용 감소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패스트푸드 음식점에서 이용객들이 무인주문시스템 키오스크를 통해 주문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