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한달 새
포스코(005490)에서 근로자 4명이 사망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사고 발생 직후 안전대책을 내놓았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 없는 '면피용 대책'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10일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에 따르면 올해에만 포스코 제철소에서 5명이 사망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2018년 취임하자마자 '안전하고 행복한 With POSCO'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3년간 안전분야에 1조1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러한 슬로건이 무색하게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8년 포항제철소 내 산소공장에서 근로자 4명이 질소가스에 질식해 사망했다. 지난해는 야간 순찰하던 직원이 다발성 손상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지난달 24일에는 광양제철소에서 산소공장 배관작업 중 폭발사고로 3명이 사망했고 이달 9일에는 포항제철소에서 설비 관련 작업 중 1명이 추락해 숨졌다.
이번 사고를 포함해 지난 3년간 포스코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근로자는 총 15명이다.
최정우(오른쪽 두번째) 포스코 회장이 제철소를 둘러 보고 있다. 사진/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광양제철소 사고 직후 공식적인 사과문을 발표했다. 회사 측은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직원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애도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우리의 일터 현장에서 고귀한 목숨이 희생된 데 대해 참담하고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고 했다.
포스코는 사고를 수습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안전분야에 1조원을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안전관리요원 2배 증원 및 비상 안전방재 개선단 운영 △관계사 포함 전 임직원 안전역량 제고를 위한 안전기술대학 설립 등의 대책을 내놨다.
사고가 발생하면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포스코 노조 관계자는 "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은 포스코의 안전 시스템이 근본적으로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것"며 "사고 후 내는 안전대책은 그저 면피용일 뿐이고 실질적으로 현장에 도움 되는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이날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에 △비용 감소를 위한 외주화 중단 △협력업체와 정규직 정비인력 감축 중단 및 2인1조 작업 가능하도록 인력 충원 △노동자 참여를 보장하는 현장 안전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최근 몇년간 사망자 수를 보면 안전분야에 대한 포스코의 투자가 실효성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안전교육이나 노후설비 투자 후에도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10일 노동부 포항지청 앞에서 열린 포스코 사망사고 대응 기자회견. 사진/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