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미국 하원 의원들이 30일(현지시간) 금융개혁법안을 가결했습니다. 이번 금융개혁안은 미국 대형은행들에 대한 규제와 연방정부에 대한 정비, 연준 내 소비자 금융 보호 기관 신설 등 대공황 이후 가장 엄격한 수위의 규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상원 공화당 의원들의 양보를 거친 후 이날 하원 의원들은 표결에 나섰습니다. 법안은 찬성 237대 반대 192로 가결됐습니다. 이에 오바마 행정부가 대부분의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를 딛고 월가 개혁 추진이라는 중대한 승리를 거둘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습니다.
하원 대변인인 낸시 펠로시는 하원의 금융개혁법안 통과 소식을 전하면서 "파티는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더 이상 경제의 금융 안정성을 위협하는 위험한 행동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법안은 하원과 상원안을 조율해 나온 것입니다. 그러나 양원의 조율에도 불구하고 금융규제 개혁 법안의 본질은 바뀌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안은 소위 대마불사 은행들에 신규 자본 유치와 레버리지 제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은행들의 투기성 자기자본 거래를 제한한다는 이른바 '볼커룰'도 포함됐습니다. 이밖에도 볼커룰에 의거해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부문을 수년에 걸쳐 분사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다만 상원 표결까지는 좀더 기다려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본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인 7월4일 이전에 상원 표결을 원했으나 상원은 7월12일까지는 투표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월가와 공화당 의원들도 더 이상 미루는 태도를 유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이 그동안 협상과 표결을 가능한 한 미뤄왔지만 1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법안의 실제 내용들은 더욱 엄격해지기만 했습니다.
가령 바니 프랭크 민주당 의원은 이번 법안에서 빠진 은행세를 부활시키기 위해 여전히 고군분투 중입니다. 법안의 실질적 효력을 높이기 위해섭니다. 주요 외신들은 비록 현재 법안이 엄격하긴 하지만 입법화되더라도 향후 수년간은 당국자들의 실제 적용 방식에 따라 최종적인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7월 중반 표결에서 공화당이 어떤 선택을 내릴 지 주목됩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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