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10일 윤석열 검찰총장 측이 위원 4명을 상대로 낸 기피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다만 기피신청을 받은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은 자신에 대한 기피신청 의결이 있기 전 스스로 회피해 징계심의에서 빠졌다. 이로써 위원 5명 중 과반수가 넘는 4명으로 재구성됐기 때문에 징계위원회 심의는 유지됐다. 징계위는 위원 5명 중 과반수가 넘는 4명에 대한 기피신청을 권한남용으로 판단하고 이를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위원회가 열린 10일 오전 윤석열 검찰총장 측 변호인인 이석웅(왼쪽), 이완규 변호사가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로 들어가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법무부와 윤 총장 측에 따르면, 기피 대상자는 당연직 위원인 이용구 법무부 차관과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지명한 심 국장, 위원장을 맡은 정한중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장, 안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이다. 당초 예상됐던 신성식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은 기피신청 대상에서 빠졌다.
이 차관과 심 국장은 징계위 개시 전 윤 총장 측이 이미 기피를 예고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측근으로 알려진 이 차관은 법무부 법무실장 재직시부터 윤 총장과 각을 세워 온 인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윤 총장 측이 헌법재판소에 검사징계법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를 두고 법무부 관계자들과의 모바일 단체대화방에서 '악수'라고 평가한 것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징계위원으로서 윤 총장에 대한 징계혐의에 대한 예단을 가지고 있다는 비판이 일었다.
심 국장은 추미애 법무부 최측근으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시절부터 윤 총장과 갈등관계였다. 특히 이번 징계사유 중 핵심 혐의인 '주요 특수·공안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을 법관들에 대한 불법사찰 근거로 법무부 감찰부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위원 중 기피대상인 정 교수와 안 교수는 이번 정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특히 정 교수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출신으로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과 가까운 사이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과 윤 총장은 조 전 장관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한 이견으로 사건이 법원으로 넘어간 이후 지금까지도 대립하고 있다.
윤 총장 측은 이날 기피신청 대상자들이 기피여부를 의결한 데 대해 불만을 가지면서도 일단은 징계심의에 응하기로 했다. 다만, 증인심문에서 총력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 측은 앞서 신청한 7명의 증인에 더해 이날 이정화 감찰부 검사를 증인으로 추가 신청했다. 이 검사는 이번 징계청구의 핵심인 이른바 '재판부 사찰 문건'에 대한 감찰을 담당한 검사로 지난 11월 29일 "죄가 되지 않는다는 보고가 묵살당한 채 징계청구 및 수사의뢰가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