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운항 정보 한눈에"…해운업, 디지털 전환 속도낸다

HMM, 선박종합상황실 통해 위치 실시간 추적
남성해운, 컨테이너에 관제 장비 장착…단계별 데이터 확보

입력 : 2020-12-14 오전 6:05:03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해운업계가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며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업무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화주의 편의성 및 운항 효율성 높이기 위해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컨테이너선사의 운항 정시성이 악화됐다. 정시성은 컨테이너선박이 정해진 입출항 일정을 얼마나 정확히 지키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최근 미주행 선박이 늘면서 미국 주요 항만에 선박이 대거 몰렸다. 입항을 위해서 평균 5~6일을 대기해야할 정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업계에선 글로벌 운송 서비스에 걸맞는 화물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필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대·내외적 상황으로 화물 운송 상황이 급변하는데, 업계가 기존에 사용 중인 시스템으로는 정확한 모니터링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실제로 수출입 물류 플랫폼 트레드링스가 물류업계 실무자 12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0%가 모니터링을 위해 선사의 사이트를 주 5회 이상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중 절반 이상이 정보의 업데이트가 늦거나 확인할 수 없다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해운사는 업무 환경 고도화와 안전운항을 위해 디지털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미 글로벌 선사인 덴마크 머스크, 프랑스 CMA CGM 등은 고도화된 디지털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HMM 선박종합상황실에서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사진/HMM
 
국내 해운업계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HMM(011200)은 지난 9월 국내 업계 처음으로 선박종합상황실(Fleet Control Center)을 개소했다. 부산의 HMM 연구개발(R&D)에 마련된 상황실을 통해 HMM 선박의 위치, 입출항 정보, 연비, 화물 적재 현황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운항 위험요소를 사전에 파악하고 주요 정보를 공유해 선박의 효율성과 안전운항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상황에 따라 선박의 승인 시, 육상에서 운항중인 선박의 컨트롤도 가능하다. 상황실에선 선박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선박 내·외부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파악, 선박의 주요 의사 결정을 지원할 수 있다.
 
장금상선 그룹사는 디지털 기술 도입에 나섰다. 그룹 해운사인 장금상선, 흥아라인, 한성라인은 이달 2일 트레드링스와 화물 모니터링 시스템인 쉽고(ShipGo)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쉽고는 수출입 화물의 실시간 이동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국내 최초 화물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화물의 이동 상황뿐 아니라 도착 예정시간과 지연 여부도 사전에 제공해 효율적인 수출입이 가능하다. 
 
고려해운는 올초 트레드링스와 '해운업 디지털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고려해운은 운송 노하우, 영업력을 트레드링스의 디지털 물류 플랫폼에 접목해 아날로그적 업무방식을 디지털 기반으로 변화시키는 작업에 한창이다. 양사는 정기 교류회를 개최해 글로벌 해운·물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디지털 전환 사례를 지속 발굴하고 있다. 트레드링스 관계자는 "최근 국내 선사로부터 화물 모니터링 시스템에 대한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금상선 화주 관리 시스템 화면. 사진/트레드링스
 
남성해운은 냉동 및 일반 컨테이너 박스 350대에 위치 추적 및 관제를 위한 사물인터넷(IoT) 장비를 장착해 운송 단계별 데이터를 확보한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운송 서비스를 도모하겠다는 계획이다. 컨테이너 박스에 직접 위치 추적 장비를 달기 때문에 화물 상태를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장비는 IoT 전문 스타트업 에스위너스가 지원할 예정이다. 국제물류 디지털 플랫폼 밸류링크유도 이번 협약에 동참해 유의미한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향후 3사는 보다 개선된 국제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고객관점에서 필요한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기로 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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