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윤 기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향후 ‘하이브리드(hybrid, 혼합형) 재택근무’와 ‘성과주의 문화’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이브리드 재택은 재택+사무실, 온라인+오프라인, 가상+현장 작업 등이 혼합된 형태로 근무시간보다 성과 중시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 쟁점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감염병 확산 이후 국내 정보기술(IT) 대기업 등 전체 기업의 재택근무 경험 비율은 60%에 육박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형태는 추세적으로 늘었지만, 코로나 발생 이후 급격히 확산됐다는 방증이다. 재택근무에 참여하는 비율은 지난해 4.3%에서 올해 17.4%까지 4배 이상 급증했다.
한은은 재택근무와 관련한 네 가지 쟁점으로 △생산성 향상 △직원 삶의 질 개선 △교외 주택 수요 증가 △환경오염 감소 등을 꼽았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 쟁점과 평가’에 따르면 전체 기업의 재택근무 경험 비율은 60%에 육박했다. 출처/한국은행
생산성 향상요인을 보면 직원 입장에서 통근시간 절약, 업무 집중력 향상, 자율성 증대 등으로 직무 만족도가 증대됐다. 기업 입장에서는 고용 관련 비용의 절감성을 이점으로 들었다.
반면 직원들은 구성원 간 유기적 의사소통이 줄고, 지켜보면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경영진은 소속감 상실, 집중력 약화 등으로 직원이 성실하게 근무하지 않을 것을 우려했다.
하지만 장단점을 감안할 때 재택근무가 생산성을 높이는지, 낮추는지에 대해 일의적으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게 한은 측의 판단이다.
업무의 성격, 기술적 뒷받침 정도, 문화적 차이 등에 따라 재택근무의 생산성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즉, 재택근무로 생산성 증대 분야가 있는 반면, 생산성이 낮아지는 곳도 있다는 얘기다.
특히 한은은 이번 코로나19 위기가 진정되더라도 재택근무가 추세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국내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3%가 향후 재택근무 확산을 전망했다.
한은 측은 “당장 근로자 모두가 재택근무를 할 수는 없고 재택근무가 확산되더라도 상시 재택근무보다는 하이브리드 재택근무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과정에서 사무실 근무시간보다는 성과를 중시하는 문화가 점차 자리잡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BBC 조사에서도 12%의 응답자만 기존 사무실 근무로 복귀하길 희망했고, 72%는 하이브리드 근무형태를 선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정윤 기자 j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