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학교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 요구가 계속 이어지면서, 개선으로 인해 받을 피해를 우려하는 교사들이 점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이번주 내로 '교육공무직의 연금 DB(확정급여형) 전환 반대' 청원에 답변을 내놓을 계획이다. 1만2000명이 넘는 동의를 받아 답변 요건 1만명을 넘긴 상태다.
교사로 보이는 해당 청원자는 "시험으로 선발된 교사와 시험을 거치지 않은 무기계약직 대우가 날로 비슷해지는 상황이 어이가 없다"면서 "지금이야 기존 채용 인원만 DB 전환이지만 결국에는 모든 교육공무직을 DB로 전환할 것"이라고 반발심을 보였다.
또 "교과 교사를 감축하고 임용 인원도 줄여가면서 그 돈으로 공무직들 복지 챙겨주려고 하느냐"며 "교육공무직은 (코로나 초기) 특별 근무로 생계를 보장받았는데도 파업을 계속 하고 비협조적이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지역 교육공무직 77%가 가입한 DC형(확정기여형)은 방학 기간이 산정에서 빠져 DB형보다 수령액에서 더 불리하다. 시교육청은 기존 채용 인원만 전환하는 1안, 퇴직금에서 DC와 DB를 절반씩 구성하는 2안 등을 제시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협상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청원 답변에 담을 수는 없다"면서 "처우 개선과 재정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 답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슈가 된 학교 돌봄의 지방자치단체 이관 사안의 경우, 교사들의 거부감은 집단 차원에서 얼핏 드러나기도 한다. 교육부는 돌봄 비정규직들의 반발을 받아들여 이관을 무기한 연기하는 한편, 교사의 돌봄행정업무 경감과 돌봄전담사 근무시간 확대를 연계하기로 했다. 장지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사무총장 당선인은 "돌봄실무사는 돌봄만 할 뿐 아이 출석 산정, 학부모 연락, 신청 접수, 간식비 정산은 다 담임교사가 하고 있다"면서 "교육부는 아직 말뿐이고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 역시 "업무 부담 절감 여부를 떠나 돌봄은 교사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 대전제"라면서 "게다가 현재까지 교육 당국이 해온 걸 보면 교사 부담 경감이 신뢰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서울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총파업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퇴직금 DB화 등을 촉구하며 박 터뜨리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