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국적선사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와 해운 5개사가 손잡고 한국형 해운동맹인 K-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킨다. 정책 효과에 대해 의문을 품는 시각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일단 해운동맹 출범이 결정된 만큼 업계는 대체로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얼라이언스가 내년 2분기 정식 출범한다. 원양국적선사
HMM(011200), 미주 주력선사 SM상선과 벌크선 주력 팬오션, 동남아 주력 장금상선, 흥아라인 등 5개사가 참여했다.
해양수산부와 5개사는 오는 23일 K-얼라이언스 기본합의 체결식을 개최한다. 운항 항로, 선복 교환 등의 세부적인 사항은 5개 선사가 협의해 결정한다.
동남아 시장은 인트라 아시아 시장(한·중·일, 동남아 등 아시아 역내 항로만을 운영하는 해운 서비스 시장)에서도 운임경쟁이 치열한 곳이다. 여기에 최근 글로벌 선사들이 동남아 시장까지 진출하면서 경쟁이 한층 가열됐다.
국적선사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와 해운 5개사가 손잡고 K-얼라이언스(해운동맹)를 출범한다. 사진/HMM
해수부는 동남아 시장 과당경쟁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017년 국적 컨테이너선사들이 참여하는 '한국해운연합(KSP)'을 출범시켰다. 민간 주도의 항로 구조조정을 유도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적선사의 동남아 점유율은 KSP 출범 후 오히려 더 감소했다. 국적선사가 운항 노선을 줄이자 동남아 시장이 대만선사, 원양의 아시아 역내 전문선사 중심으로 재편됐기 때문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KSP는 중복항로 구조조정으로 노선을 합리화하기 위해 결성했고 실제로 단기간 성과도 나타났다"며 "다만 최근 글로벌 선사인 머스크, CMA CGM 등이 동남아 시장 투자를 확대하면서 상황이 열악해졌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효율적인 선대 운영을 위해 K-얼라이언스라는 새로운 협력방안을 내놨다. 선사간 전략적 협업을 통해 선대 및 항로를 최적화하고 비용부담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서 정책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지만 결과적으로 이 취지에 공감하는 선사는 K-얼라이언스에 참여했다. 앞으로는 참여선사와 정부가 정책의 효용성을 극대화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 역내 피더 네트워크를 확대하기 위해 당연히 필요한 정책임은 분명하다"면서도 "KSP가 실질적인 효과를 내지 못한 만큼 K-얼라이언스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당초의 정책 의도대로 집행되는지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했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K-얼라이언스에 참여하지 않는 선사들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필요해 보인다. 동남아 항로 선사는 각자 국내외 선사와 공동운항, 선복교환 등의 협력을 펼치고 있다. 기존에 정부 차원의 해운선사 지원 정책 및 제도가 앞으로도 동등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K-얼라이언스가 해외 선사와의 경쟁에 뒤쳐지지 않고 경쟁력을 제고하자는 목적에서 출범하는 만큼 참여선사에겐 금융부담 경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라며 "비참여 선사에게도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코로나19 대응 4차 지원대책 등을 통해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