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22~24일 사흘간 열리는 4대 부처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구의역 김관과 임대주택 주민 관련 발언으로 '설화'에 휩싸인 변창흠 후보자와 친문 핵심으로 거론되는 전해철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여야 충돌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국회 의사일정에 따르면 여야는 22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23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24일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이어간다.
야권이 청문회를 앞두고 가장 주목하고 있는 후보자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의 후임으로 지목된 변 후보자다. 특히 국민의힘의 경우 변 후보자를 '무자격자'라며 지명철회까지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변 후보자는 청문회 시작 전부터 각종 발언으로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회 국토위 소속의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변 후보자가 서울도시주택공사(SH) 사장을 지내던 지난 2016년 당시 회의에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김군 사건에 대해 "하나하나 놓고 보면 서울시 산하 매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변 후보자는 또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걔(구의역 김군)만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것이지 않나"라고 했다. 이에 대해 장혜영 정의당 대변인도 "정말로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 부끄럽지도 않은가"라면서 "본인의 잘못된 과거 발언에 대해 뉘우치고 국민 앞에 진정성 있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정의당까지 나서 변 후보자에 대한 발언의 부적절성을 짚은 만큼 청문회 국면의 '정의당 데스노트'가 작동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또 공공주택 입주자에 대해서도 "못사는 사람들"이라고 지칭한 변 후보자에 대한 자질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SH 고위직에 학교 동문이나 지인 등을 채용했다는 의혹에 2006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를 구매할 당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매수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청문회 벽을 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의 경기도 화성 동탄 공공임대주택 단지 방문 과정에서 '쇼룸' 논란이 불거져 당시 현장을 수행한 변 후보자에 대한 질타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김현미 장관 당시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야권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예정이다.
22일 첫 청문회를 시작하는 전해철 후보자에 대해서도 야권은 '의원 불패 공식'이 더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전 후보자의 경우 친문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데 야권은 내년 재보선과 대선을 앞두고 측근 장관을 기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행안부가 선거 관리를 주관하기 때문이다.
또한 참여정부 민정수석 시절 관련 의혹에도 야당의 초점이 이동하고 있다. 민정수석 당시 IT기업 임원인 지인의 특별사면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지만 전면 부인하고 있다. 민정수석실 합류 전후 기술보증기금(기보)이 법무법인 해마루에 '사건 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부동산과 관련해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 '갭투자' 의혹도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다만 권덕철 후보자와 정영애 후보자는 업무능력 검증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는 낙태죄 폐지 정부안 후퇴 논란에 대한 '젠더 이슈'의 질의가 예고되며 권 후보자는 현재 코로나19 3차 재확산과 관련한 질의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일 신임 행정안전부 장관에 전해철(왼쪽부터) 의원,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에 권덕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現), 신임 여성가족부 장관에 정영애 한국여성재단 이사(現),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에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장(現)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