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지난달 국내 의약품과 의료기기 수출액이 올 들어 최대치를 경신했다. 바이오시밀러와 진단제품의 견조한 성장세가 전체 성장세를 이끌었다.
22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의약품과 의료기기 수출액은 8억4700만달러, 6억6100만달러를 기록하며 기존 월간 최대치인 9월( 8억3500만달러, 6억1800만달러)을 넘어섰다.
지난달 두 분야 수출 증가를 주도한 것은 바이오시밀러와 진단키트였다. 바이오시밀러가 주를 이루는 면역물품(의약품)의 경우 지난달 총 5억5100만달러를 기록하며 가장 높은 수출 비중을 보였다. 기타 품목을 제외한 면역물품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536%에 달한다. 네번째로 많은 수출액을 기록한 진단용 시약 역시 같은 기간 3000%가 넘는 증가율을 기록, 1억6000만달러의 수출액을 거둬들였다. 추가 분류되는 또 다른 진단용 시약까지 합치면 해당 부문에서만 2억2200만달러 규모를 선적했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올해는 물론, 최근 수년 간 국내 의약품 수출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지난 2017년 첫 조 단위 수출을 기록한 이후 매년 1조원 이상의 수출액을 기록 중이다. 전체 의약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7년 38%에서 지난해 68%까지 증가했다. 세계 최대 수준의 바이오밀러 생산능력을 갖춘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기업의 해외 영역 확장이 크게 일조했다.
반면, 진단분야는 올해 코로나19 사태와 함께 급격히 존재감을 키운 경우다. 1분기 국내 확산 이후 앞 다퉈 개발에 성공한 국내사들의 진단키트가 해외 무대에서 인정을 받으며 수출 요청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국산 코로나10 진단키트는 전 세계 170여개국에 2조5000억원 규모를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활약에 따라 의약품과 의료기기 전체 증가폭도 두드려졌다. 의료기기의 경우 지난해 11월에 비해 88.2%의 수출액 증가율로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의약품 역시 77.7% 늘어난 수출액으로 지난 5월과 9월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화장품을 포함한 국내 전체 보건산업 수출액은 올해 역대 최고 성장률과 사상 첫 200억달러 돌파를 기록할 전망이다. 전체 수출액 전망치는 215억달러, 전년 대비 성장률은 37%다.
의약품과 의료기기 분야 수출 성장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사업을 영위하는 각 사별 개발 파이프라인과 진출 국가가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진단품목 역시 코로나19 장기화 속 독감과 동시진단이 가능한 품목에 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의약품의 경우 국산 바이오시밀러의 시장점유율 지속적 증가와 방대한 위탁생산능력을 바탕으로 한 바이오의약품 및 백신의 생산 기지로서의 역할이 확대돼 수출액 10억달러 돌파가 전망된다. 의료기기 역시 코로나19 외에도 헬스케어시장에서 빠른 진단에 대한 요구도가 높아지고 있어 국내 진단용시약 수출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내년 보건산업 수출액은 진단키트 등 방역물품 수출이 글로벌 팬데믹의 장기화에 따라 올해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글로벌 제약사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의 국내 위탁생산(CMO) 수주 확대 등의 요인으로 18.9% 증가한 25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