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기존에 품어왔던 '요기요'를 팔고 1위 업체인 배달의민족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시한 대로 결국 요기요 매각 조건을 수용한 것이다. 이에 따라 요기요 매각 이후 펼쳐질 향후 새로운 배달앱 경쟁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DH는 28일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DHK) 지분 100%를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공정위는 배민을 인수하려면 DH가 보유한 'DH코리아' 지분 100%를 6개월 내 매각하라는 조건을 달았다. 공정위는 DH와 배민이 합병할 경우 독점 체제가 구축돼 공정한 경쟁을 펼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요기요 배달 오토바이가 주차된 모습. 사진/뉴시스
DHK 관계자는 "공정위의 이와 같은 결정을 존중하지만, 딜리버리히어로가 우아한형제들과의 기업결합을 위해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를 매각해야만 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점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정확한 현황 파악 및 향후 구체적인 계획 수립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과정에서 저희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최대한 직원들에게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직원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데 모든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DHK는 현재 국내에서 배달앱 요기요와 배달통을 운영하고 있다. DH가 업계 1위 배민까지 인수할 경우 거래금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99.2%에 이른다. 지난해 기준 국내 배달앱 시장에서 배민은 78%, 요기요는 19.6%로 각각 1, 2위를 지켜왔다.
2위 사업자가 빠진 구도에서 관련업계는 지각변동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배민에 이어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한 요기요에 눈독 들일 업체들이 누구인지가 주된 관심사다. 업계에서는 기존 배달앱을 해온 사업자들이 인수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쿠팡이츠, 위메프오, 카카오, 네이버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요기요 기업 가치는 배달의 민족의 절반수준인 2조원대로 보고 있다.
한편 우아한형제들 측은 "이번 기업결합을 계기로 앞으로 아시아 시장 개척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국내에서 배민의 성공경험을 발판삼아 세계로 뻗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는 비전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며, 소비자와 음식점주, 라이더 모두에게 더 많은 혜택을 드리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책임있는 기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