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원 규모 배민·요기요 합병 안개속…공정위 심의에 쏠린 눈

양사 인수합병 결론에 따라 후폭풍 예상
업계 경쟁력 악화 VS 독과점 공고 우려

입력 : 2020-12-23 오후 5:03:26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배달업계 1, 2위인 배달의민족(배민)과 요기요의 인수합병 성사 여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양사가 합병하게 되면 사실상 국내 배달앱 시장 합산 점유율 90%로 독과점 기업 탄생 우려가 커져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DH(딜리버리히어로)가 배민을 인수하려면 요기요를 팔아는 조건을 내걸은 공정위가 가 어떤 결론을 낼지 주목된다.
 
배민 라이더스. 사진/우아한형제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정위는 배민과 요기요의 입수합병 관련해서 전원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가 어떤 방향으로 결론을 내든 배민 혹은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조건부 승인으로 결론 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DH가 공정위가 제안한 대로 요기요를 매각할 가능성은 낮고, 공정위 측에서 다른 구조적 시정조치를 내걸면 이를 수락하는 방향에서 타협을 볼 것이라는 설명이다. 요기요를 매각하게 되면 5조원을 투자하는 조건으로 기존 사업을 접어야하기 때문에 인수합병에 대한 시너지를 내기 어려워져서다.
 
닐슨코리아클릭의 지난 9월 조사에 따르면 DH의 국내 배달 앱 시장 점유율은 배민(59.7%)과 요기요(30%)를 합쳐 90.9%로 압도적인 위치에 있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쿠팡이츠는 6.8%로,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만약 합병이 성사되게 되면 DH가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는 체제로 자리잡게 된다.
 
서울의 한 요기요플러스 매장 앞에 배달 오토바이가 주차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중소상인들과 시민단체에서는 이 같은 대형 플랫폼 출현시 경쟁자가 나오기 더욱 어려워지고 결국 수수료 인상 등에 따른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 공정한 경쟁을 펼쳐지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김주호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사회경제1팀장은 “일방적인 수수료 변경, 배달료 및 광고비용 전가, 검색 및 노출 알고리즘의 비공개, 고객 정보독점 등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양사의 합병이 추진되면 독점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DH측은 배달앱 사업의 특성상 신규사업자의 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지만 1년전과 현재 점유율을 비교하면 오히려 배민의 점유율은 4% 수준으로 오르고, 배달통은 6%에서 1%까지 떨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배민을 비롯해 스타트업 일부 업체들은 과도한 규제시 전반적인 업계 내의 투자 위축과 경쟁력 악화를 양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배달 시장은 진입장벽이 낮아 경쟁자들의 공세가 뜨겁다는 반론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점유율은 배달 주문건수나 배달발생 매출 등을 일일이 따져 확인해야하지만 이는 타 회사에서도 노출하고 있지 않고 있어 간접적 지표로 평가되고 있다. 배달 시장은 진입장벽이 낮고 변동가능성이 커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쿠팡이츠는 이제 1년 넘었고, 위메프오는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상황에서 빠르게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서울과 수도권을 넘어 전국단위로 무대를 넓히면 (경쟁사의 시장 점유율이) 훨씬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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