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HMM(011200)이 정회원으로 참여하는 세계 3대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가 잇따라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하고 있다. 고효율·저비용 선박을 통해 북유럽 노선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 얼라이언스 소속 하팍로이드가 최근 2만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을 발주했다. 이 선박은 국내 조선사인 대우조선해양(042660)이 건조해 오는 2023년 11월까지 선주 측에 순차적으로 인도할 예정이다. 

 

하팍로이드가 2만4000TEU급 선박을 발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박은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배출규제를 대응할 수 있도록 액화천연가스(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이중연료 추진 선박으로 건조된다. 롤프 하벤-얀센 하팍로이드 사장은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통해 아시아-유럽 항로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선박 현대화 작업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디 얼라이언스의 또 다른 선사인 일본 ONE(일본 NYK·MOL·K Line 합병법인)도 처음으로 2만4000TEU급 6척을 자국 조선사에 발주했다. 선박은 이마바리조선과 JMU가 공동으로 건조하며 배기가스 세정장치 스크러버가 장착된다. ONE도 "선복량을 극대화하는 한편 연료 소비량은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최신 선박 설계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금껏 디 얼라이언스 소속 다른 선사들은 2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HMM이 지난 4월부터 2만4000TEU급 12척을 아시아-북유럽 노선에 투입했지만 2M과 오션얼라이언스에 비해 초대형선이 절대적으로 적어 북유럽 노선 경쟁에서 다소 열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디 얼라이언스 선사들이 속속 초대형선을 발주하고 있다. 당초 ONE와 하팍로이드는 올 초에 신조선을 발주하려 했다가 코로나19 사태로 발주를 미뤘다. 하반기 들어 컨테이너선 업황이 나아지면서 발주를 재개한 모습이다.

 

디 얼라이언스가 초대형선을 활용하면 원가절감과 서비스 경쟁력, 영업력 강화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HMM이 2만4000TEU급 12척의 운항비용을 확인한 결과 유럽 항로의 평균 선형인 1만5000TEU급 대비 TEU당 약 13%의 연료비를 절감했다. 그동안 40만TEU 초반으로 유지했던 HMM 선복량은 70만TEU를 넘어섰고 세계 선복량 순위는 9위에서 8위로 올라섰다. 내년 상반기 현대중공업으로부터 1만6000TEU급 8척을 인도받으면 선복량은 85만TEU에 달하게 된다. 이에 따라 디 얼라이언스의 영향력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ONE와 하팍로이드가 발주한 신조선 12척은 아시아-북유럽 노선에 투입되며 구체적인 노선 구성 및 운영 방식은 회원사간 협의를 통해 정해질 예정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현재 디 얼라이언스 회원사 중에 2만4000TEU급 선박을 가진 곳은 HMM밖에 없다"며 "회원사들이 초대형선을 공동으로 운항하며 친환경·고효율 선박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