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윤 기자] 코로나19의 충격파가 저출산과 고령화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또 고령화 인구 비율이 세계 1위인 일본을 앞서는 시점도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BOK 이슈노트–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구구조 변화 여건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연간 출산율은 0.85명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지난 2018년 세계에서 유일하게 0명대인 0.98명을 기록한 이후 2020년 3분기 0.84명으로 하락했다. 내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출산율 하락 속도가 가팔라질 전망이다.
올해 3~9월 혼인건수는 전년 동기대비 1.6만건(12.0%) 감소했다. 한은은 임신 건수 역시 크게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국민건강보험에 따르면 임산부가 병원진료비 지원 등을 위해 발급받는 국민행복카드 발급건수는 올해 4~8월 중 13만7000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6.7% 떨어졌다.
한국은행은 30일 'BOK 이슈노트 -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구구조 변화 여건 점검'에서 통상 4분기에는 출산율이 더욱 낮아지기 때문에 올해 연간으로 출산율이 0.85명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사진/한국은행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나라의 고령인구 비율도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고령화인구 비율이 세계 1위인 일본을 앞서는 시점도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의 출산율 하락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데다, 코로나19의 혼인·출산 충격도 청년층 인구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고령인구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29위 수준이다. 작년 기준인 장래인구추계 중위 시나리오를 보면, 2045년에는 일본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은 감염 공포가 확산된 시점에서 일정 기간이 지난 내년 초부터 가시화될 것”이라며 “코로나19는 직접적으로 성장률 손실, 재정지출의 급증 등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혼인·출산 등 젊은층의 행태변화를 통해서도 성장과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인구 규모는 정해진 수순에 따라 늘어남에 따라 연금·의료비 등 의무지출은 급증하는 반면, 노동투입 감소로 인해 성장 및 재정수입은 제약될 것"이라며 "우리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제·사회·문화적 측면에서 젊은층의 혼인·출산 행태를 긍정적으로 되돌릴 수 있도록 정책대응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윤 기자 j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