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 대구에서 소규모 여행사를 다니는 천 모씨(27)는 1년째 무급 휴직 중이다. 기약 없는 출근 소식에 이직 준비도 하고 있지만 꽁꽁 얼어 붙은 고용 시장에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 당장 생계 유지마저 힘들어진 요즘,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게 천 씨의 새해 바람이다.
여행업계가 작년 초 발생한 코로나19 여파로 1년째 멈춘 상태로 새해를 맞게 됐다. 올해엔 국내 백신 도입도 예정돼 있어 국내 경기가 회복될 조짐도 보이지만, 여행업계는 여전히 지난 1년간 입은 피해를 복구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3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주요 7개 여행사의 평균 매출액은 전년 대비 59.7% 감소했다. 자유투어가 상반기 매출 31억원으로 81.4% 감소한 가운데 하나투어 73.9%, 모두투어 71%, 롯데관광개발 68.8%, 세중 66.3%, 노란풍선 55.9%의 감소 폭을 보였다.
인력 구조 조정도 피해가지 못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노랑풍선은 작년 3월부터 필수 인력을 제외한 전직원이 휴직에 들어갔고 NHN여행박사는 10명을 제외한 250명이 넘는 전직원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보다 폭 넓은 지원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여행 쿠폰 사업 재개나 트래블 버블 지정 등 사업 자체에 대한 지원과 함께 여행업 종사자들에 대한 직접 지원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1위 업체를 비롯해 중견 여행사까지 휘청이고 있으니 다수의 소형 여행사는 문을 열고 있어도 폐업이나 다름 없는 상황으로 지원이 절실하다”면서 “당장 고사 위기에 빠진 여행업체에 어떤 방식이든 지원책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일단 정부는 올해 1월부터 다시 신청이 가능한 고용유지지원금도 적극 권장하는 등 여행업계가 고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올해 고용유지지원금 예산도 1조3728억원으로 확정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여행업계의 침체 상황은 정부 입장에서도 가슴 아픈 부분”이라면서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는 정도를 지켜보면서 향후 지원 정책을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25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내 렌터카하우스 이동로에 관광객들의 뜸한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