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제8차 대회 2일 차 사업총화 보고에서 국가방위력과 과학기술에 방점을 찍었다. 당초 예상됐던 대남·대미 메시지는 거론하지 않으면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의 관계 설정을 위한 관망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보고는 국가방위력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강화해 나라와 인민의 안전과 사회주의 건설의 평화적 환경을 믿음직하게 수호하려는 중대 의지를 재천명하고 그 실현에서 나서는 목표들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2일 회의 보고에서는 교통운수, 기본건설 및 건재공업, 체신, 상업, 국토환경, 도시경영, 대외경제를 비롯한 주요 부문들과 경제관리 분야의 실태가 분석되고 새로운 5개년 계획 기간 해당 부문들에서 혁신과 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목표와 실천 방도들이 상정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대남·대미 정책에 대한 구체적 언급 없이 경제 문제만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전날 경제 실패를 자인한 이후 농업·경공업·수산업에서 생산을 늘리는 방안과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과제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으며,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았다.
미국 측 언론들은 북한이 이번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대미·대남 메시지를 언급하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대미 정책이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어떻게 변할지 실마리를 찾기 위해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외교가 결렬된 이후 핵, 혹은 장거리 미사일 실험을 자제해 왔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 북한의 외교 정책이 나오고 있지 않은 점을 짚으며 바이든 차기 행정부가 뚜렷한 대북 정책을 발표하지 않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했다. 결국 북한은 미국의 향후 대북정책에 따라 유동적인 외교 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공영 방송은 바이든 차기 행정부가 한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트럼프 행정부 같이 김 위원장과 쉽게 회담을 추진하지 않을 것을 암시한 만큼 결국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 개선을 추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6일 평양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 2일차 회의가 열렸다고 7일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