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이어 인텔도 '러브콜'…삼성 파운드리 청신호

인텔, 반도체 생산 일부 삼성·TSMC에 맡길 전망
성사되면 지난해 퀄컴·엔비디아 이어 대형 수주

입력 : 2021-01-11 오후 12:58:04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지난해 퀄컴·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사를 잇따라 확보했던 삼성전자(005930)가 경쟁사인 미국 종합 반도체 기업 인텔까지 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1위에 오르겠다는 삼성의 청사진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2023년 생산을 시작하는 핵심 반도체칩 생산 일부를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삼성전자나 대만 TSMC에 맡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9일(현지시간) "인텔이 삼성전자, TSMC와 일부 칩 생산의 아웃소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체적으로 칩을 설계·생산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인 인텔은 그간 외주 생산을 거의 맡기지 않았다. 하지만 반도체 제조 미세공정인 7나노(나노미터) 공정 전환이 지연되면서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미 로버트 스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0월 "7나노(㎚) 공정 제품의 자체 생산, 위탁 생산 등을 유연하게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인텔은 위탁 생산 여부를 2주 내 최종 결정해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21일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 4일 열린 평택2공장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 사진/삼성전자
 
현재로서는 인텔이 종합 반도체 기업이자 경쟁사인 삼성전자보다는 반도체 설계에 관여하지 않는 파운드리 업체 TSMC에 외주를 맡길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TSMC 둘 모두 가능성은 열려 있다"면서도 "인텔이라는 기업 자체가 반도체 설계와 생산 모두 세계 1위를 추구하는 자존심이 쎈 기업이라는 것을 염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도 "TSMC가 인텔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 4nm와 5nm 라인을 준비하고 있다"며 "반면 삼성전자와 협의는 TSMC에 비해 초기 단계"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포화상태에 이른 TSMC의 7nm 이하 공정 상태를 생각할 때 삼성전자에도 일부 기회가 올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퀄컴·IBM·엔비디아 등의 물량을 잇따라 따낸 삼성전자의 향후 파운드리 시장 공략에 한층 더 힘이 붙을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2019년 시스템 반도체 1위 의지를 천명한 뒤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목표를 위해 전진하고 있다. 올해 들어 첫 현장방문지로 평택 2공장의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을 선택하는 등 시스템 반도체 1위 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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