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중기IT부 기자
국내에서 졸라맨, 마시마로 등 웹 콘텐츠 열풍의 기반이 됐던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의 기술 지원이 지난해 12월31일 공식 종료됐다. PC 웹브라우저에서 애니매이션, '플래시 게임' 등 콘텐츠를 손쉽게 제작하고 즐길 수 있어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이용자 사이의 콘텐츠 유행을 이끌었던 프로그램이다. 인터넷 세대의 초창기를 담당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어도비 플래시는 악성코드, 바이러스 등의 유포 경로로 활용되며 하향세를 타기 시작했다. 간편한 이용성에도 보안 문제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으며 해커의 주요 '타깃'이 되며 공격 수단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와 함께 플래시 없이도 영상 지원이 가능한 개방형 웹표준 HTML5 등이 등장한 것도 어도비 플래시의 퇴장을 거들었다.
어도비 플래시의 기술 지원이 중단되는 시기에 앞서 주요 웹사이트들은 어도비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이용자 보호와 서비스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침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포털은 플래시를 제거하거나 당장 제거가 어려운 곳을 위한 기술적 지원을 하고 있다. 해외 브라우저 업체도 업데이트를 통해 플래시 플레이어 비활성화를 지원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19년 6월 발표에 따르면 국내 주요 민간 500대 웹사이트 중 142곳은 플래시를 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규모가 작은 업체의 사이트는 여전히 어도비 플래시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과기정통부는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악성코드 출현 시 전용 백신을 제작·배포하는 등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한 상황이다. 정부와 업체의 노력과 별개로 이용자의 보안에 대한 관심도 뒷받침돼야 한다. 브라우저 업데이트,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 삭제 등 조치들은 이용자의 자발적 참여가 수반돼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악성코드나 바이러스 유포 등 해킹 기술의 진화 속도는 날이 갈수록 빨라지는 추세다. 이에 맞춰 새로운 공격이 닥쳤을 때 대응하기 위한 정보기술(IT) 업체의 기술력도 상당 수준 올라가고 있다. 전 산업의 디지털전환에 속도가 붙는 상황에서 업계의 보안 경각심이 올라가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러한 노력과 함께 이용자의 보안 의식도 함께 올라가야 한다. 일반 이용자가 해킹 공격에 일일이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기본적인 삭제·업데이트 등 이용자 조치를 철저히 한다는 의식만 있어도 산업과 사회 전반의 보안 수준은 올라갈 수 있다.
김동현 중기IT부 기자(es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