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글로벌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개막에 따라 국내사들 역시 발표를 앞두고 있다. 각 사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파트너십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지난 1983년 투자은행 H&Q의 바이오 전문 IR 행사로 시작했다. 이후 2003년 JP모건이 인수하면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로 이름을 바꿔 개최된 행사는 올해로 39회째까지 이어지며, 제약·바이오 최고 권위의 투자행사로 자리매김했다. 매년 1월 미국에서 개최돼 왔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에 온라인(11~14일)으로 진행된다.
행사 본 무대인 메인트랙과 신시장을 부각하는 이머징 마켓 트랙 등의 각 사별 발표 무대에 서는 기업들은 주력 파이프라인과 기업의 비전, 향후 사업 계획 등을 알릴 기회를 얻는다. 올해의 경우 국내사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가 유일하게 메인 트랙 발표에 나서고 △한미약품 △LG화학 △휴젤 △제넥신 △HK이노엔 등이 이머징마켓 트랙에 선다. 이밖에 에이비엘바이오, 엔지켐생명과학, 고바이오랩 등 10개 이상의 국내 기업이 발표에 나서진 않지만, 기업 소개 또는 1:1 미팅 등을 통해 기술수출과 M&A 등의 파트너십을 모색하게 된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행사에 국내 업계 관심이 유독 높은 이유는 그동안 참가 국내사들의 굵직한 성과에 있다. 국내 대표 기술수출 명가로 꼽혀온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행사를 통해 당뇨치료제 신약 물질을 발표하고, 이후 사노피와 최대 8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후 관련 계약이 줄줄이 권리반환되며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 행사를 통해 비만치료제를 소개한 뒤 MSD와 1조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자존심을 세운 상태다.
유한양행 역시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좋은 기억을 지닌 기업 중 하나다. 지난 2018년 행사에서 폐암 신약 후보물질 '레이저티닙'을 소개한 이후 얀센과 1조4000억 규모의 기술수출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후 후속 성과들이 연이어 도출되며, 수년 간 국내 제약사 부동의 매출 1위를 기록에도 높은 상품매출 비중이 높다는 지적을 잠재우고 신흥 기술이전 명가로 떠올랐다.
때문에 올해 행사 역시 업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 해 포문을 여는 글로벌 대형 행사라는 점과 성과로 이어질 경우 지난해 코로나19로 전세계적으로 주춤했던 분위기를 깨는 기분좋은 출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으로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500여개 기업에서 1만명 이상의 참가하는 이유 이 같은 행사 중요도에 있다.
한편, 올해 행사와 관련된 국내사 이슈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셀트리온의 불참이다. 기존 행사에서 삼성바이오와 함께 메인트랙에 설 만큼 전세계적 주목을 받은 기업이지만, 올해는 전사적 역량을 집중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기 위해 일찌감치 불참을 선언한 상태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이 온라인으로 열린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석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