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신임 대표이사 사장이 위탁생산개발(CDMO) 글로벌 1위를 넘어 글로벌 종합 바이오기업으로의 도약을 정조준한다. 지난 10년이 사업 안정화와 생산 규모 확대에 무게가 실렸다면, 향후 10년 다각화된 사업 확장을 통한 글로벌 종합 바이오기업으로의 변모 기간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미국 스탠포드 대학 화학공학 석사와 노스웨스턴 MBA 출신으로 로쉬와 제넨테크 등에서 생산과 영업, 개발 총괄 및 CFO 등을 역임한 글로벌 제약·바이오 전문가로 꼽힌다. 지난 2018년 9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합류해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의약품 공장인 제 3공장 운영을 총괄했다.
회사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10년 이상 회사를 이끌어 온 김태한 전 대표이사를 보좌했던 존 림 신임 사장은 지난해 부사장으로서 회사가 연간 1조8500억원 규모의 역대 최대 위탁생산(CMO) 규모 수주를 비롯해 모든 사업부문에서 목표를 달성하는데 공헌했다. 이후 김태한 전 대표가 수장직에서 물러남에 따라 지난달 16일 이사회를 통해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공식 선임됐다.
취임 당시 향후 10년 간 위탁생산(CMO)과 위탁개발(CDO)·위탁연구(CRO) 전 사업부분 글로벌 1위 달성을 목표로 내건 존림 사장은 첫 공식 행사인 지난 13일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통해 세부적인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기존에 육성해 온 3개 사업의 입지를 공고히 하는 한편, 생산규모와사업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을 동시에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신약과 백신 개발까지 영역을 넓혀 글로벌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0년 바이오의약품 CMO 사업으로 바이오 산업에 첫 발을 내딛은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설립 10년여 만에 총 36만4000리터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규모를 갖추며 글로벌 1위 고지에 올랐고, 오는 2023년 25만 6000리터 규모 제 4공장까지 건설하게 되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물량의 30%를 담당하게 된다.
이후 CDO와 CRO를 아우르는 원스톱 서비스 체계 구축에 나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 CDO 시장 진출에 이어 최근 CRO까지 사업 부문을 확장하고 있다. 항체 제작 서비스를 포함하는 CRO 사업은 올해가 본격화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이같은 기존에 구축된 청사진을 원활히 그려나가는 한편, 신약 개발 등의 새 영역 진출까지 나서는 선봉에 존림 사장이 선 셈이다.
그는 이를 위해 현재 인천 송도에 10만평 규모의 제2바이오캠퍼스 건립을 추진 중이며,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CDO R&D 센터를 구축한 상태다. 센터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CDO 첫 해외 전진기지로 약 2500개 글로벌 생명과학회사가 밀집한 샌프란시스코 입지를 통해 고객사들과의 무리적 거리를 좁힌다는 방침이다. 향후엔 보스턴·유럽·중국 등에도 순차적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나아가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해 CMO 해외 생산 공장 확보도 검토해 국내외 사업 무대를 더욱 넓혀나갈 계획이다. 오는 2023년 본격 가동이 목표인 4공장 건설 역시 조기 수주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오픈 이노베이션을 강화해 새로운 파이프라인과 플랫폼 기술에 대한 투자를 본격 검토하고 기존 항체 의약품 중심의 사업구조를 세포치료제, 백신 등으로 넓혀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위탁 생산은 물론, 개발 분야에서도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과 손을 맞잡으며 기술 교류를 해 온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신약 개발에 뛰어들 경우, 후발 주자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일정 수준에 도달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가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통해 향후 10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