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일렉트로닉사운드, 재즈 등 현대적 소리로 우리 전통음악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공연 3편이 관객들을 만난다.
지난해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신작(이하 올해의신작)' 전통예술 작품에 선정된 작품들이다. 신노이 <新 심방곡>을 시작으로, 지기학 <새판소리-마당을 나온 암탉_제(制)와 바디 그리고 더늠에 대한 고찰>, 임용주 <울릴 굉轟>이 오는 3월까지 대학로예술극장·아르코예술극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올해 선정된 3개 작품은 사람과 시대를 거치며 이 땅 위에 울려퍼진 전통음악의‘소리’를 주목한다. 창작산실을 주도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측은 뉴스토마토에 "저마다의 생명력으로 우리 음악의 21세기적 확장과 확산을 꾀해온 세 단체"라며 "각기 다른 방향으로 뻗어 나가는 소리의 형태와 새로운 질감을 만끽할 수 있는 무대를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
신노이의 '新 심방곡'은 국내 재즈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활동 중인 베이시스트 이원술과 경기민요와 정가를 두루 섭렵한 예인 김보라, 일렉트로닉 앰비언트 사운드 아티스트 하임이 함께 하는 트리오 밴드다.
팀명 ‘신노이(시나위의 다른 명칭)’처럼 각 악기의 특성을 조화시켜 전통음악을 재해석하고 있다. 공연명에 담긴 ‘심방곡’ 역시 시나위를 일컫는 또 하나의 용어로, 무대를 통해 시나위야말로 우리 음악의 뿌리이자 오랜 역사의 기반임을 새겨준다. 유태성(기타), 한웅원(키보드), 황진아(거문고)가 함께한다. 설치미술가 최종운, 영상연출가 유탁규가 뜻을 모아, 무대 위에 그들의 소리를 시각화하여 몽환적으로 그려낸다. 1월 29일부터 30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신노이의 <新 심방곡>.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난해 출간 20주년을 맞은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은 연출가 겸 소리꾼 지기학과 만나 동명의 새판소리로 재탄생한다. 양계장을 탈출한 암탉 ‘잎싹’의 이야기는 전세계 29개국에 번역돼 국내 창작동화 최초로 밀리언셀러다.
공연은 현대문학을 쉬운 우리말로 각색하고 판소리 고유의 서사적 기능에 집중해 작창한 현대적 판소리다. 총 4쌍의‘소리꾼-고수(지기학 김대일/최보라 박태순/정승준 이민형/김소진 김홍식)’가 지기학제(制) 판소리에 각자의 바디와 더늠을 더한다. 별도의 음향장치 없이 자연음향으로 진행되며, 청각에 집중해 이야기를 능동적으로 상상하고 그리는 음화적 관극경험을 제공한다. 2월3~7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이어진다.
월드뮤직그룹 공명의 멤버이자 모듈라서울의 오거나이저 임용주는 ‘울릴 굉轟’공연에 나선다.
임용주는 전통음악에 있어 절대적 가치를 지니고 있으나 점차 그 쓰임과 역할이 희미해져 가는 편경에 주목하고, 편경 고유의 소리를 중심으로 아날로그모듈러신시사이저를 이용하는 등 현대적 사운드 프로세싱으로 탈바꿈시킨다.
대금연주자 오병옥, 거문고연주자 이재하, 타악연주자 신원영이 함께 한다.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구축해 좌우에 한정돼 있던 청취개념을 앞, 뒤, 상, 하로 확장시킨다. 2월26~28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계속된다.
‘울릴 굉轟’.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0 창작산실 ‘올해의신작’ 전통예술 무대는 네이버TV를 통해 온라인으로도 관람 가능하며, 3개 작품 중 총 2개 작품을 녹화중계로 선보인다. ('새판소리-마당을 나온 암탉' 2월 15일(월) 오후 7시, '울릴 굉轟' 3월 8일(월) 오후 7시 30분.)
'올해의신작'은 국내 공연 예술계의 대표 지원 사업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도로 제작부터 유통까지 공연예술 전 장르에 걸쳐 단계별(기획-쇼케이스(무대화)-본 공연) 연간 지원으로 우수 창작 레퍼토리의 공연을 발굴한다.
13회를 맞은 올해는 연극 부문 외에도 무용, 전통예술, 창작뮤지컬, 창작오페라 등 총 5개 부문에서 22개 작품을 선정했다. 선정작들은 오는 3월28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등에서 선보여진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