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올해 들어서만 13조원을 순매수하며 증시 수급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주 쏠림이 심화되고 있다. 자율주행차 등 미래기술 테마까지 부각되면서 대형주가 요동치고 있다. 연말 연초 주가 급등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개인투자자들은 '패닉바잉'에 가까운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전망은 밝다면서도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한다고 조언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순매수는 대형주에 집중됐다. 연초에 코스피 소형주가 대형주보다 강한 모습을 보이는 현상 역시 올해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올해 들어 9%대 상승했지만, 중소형주는 4%대 오르는 데 그쳤다.
최근 증시가 조정을 보일 때도 자동차와 화학 업종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기아차(000270)는 전 거래일 대비 4.00%(3500원) 오른 9만1100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사흘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기아차는 지난 19일과 20일에도 각각 16.64%, 5.03%오르면서 급등했다.
기아차의 주가가 급격히 오른 것은 현대차그룹이 아이오닉 브랜드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차(005380) 대신 기아차에 애플카 생산을 맡길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애플카 생산기지 후보로 기아차의 미국 조지아 공장까지 거론됐다. 기아차는 애플카 생산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공시했지만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기아차 주가가 치솟는데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도 뒤늦게 추격 매수에 나섰다. 개인은 지난 20일부터 이날 까지 양일간 기아차 주식 4262억원어치를 순매수 했으며,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725억원, 1608억원을 순매도 했다.
LG전자(066570)의 경우 스마트폰 사업 매각설이 돌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이날 LG전자는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1만8000원(10.78%) 급등한 18만5000원에 거래를 마감, 3거래일 연속 급등세를 보였다.
시장에선 지난 19일부터 LG전자가 MC(휴대폰)사업본부를 포기할 수 있다는 설이 돌았는데, 매각설이 돌던 19일 LG전자 주가는 6.47% 증가했으며, LG전자가 매각 가능성을 언급한 20일에는 주가가 12.84% 급등했다.
LG전자 MC사업부는 2015년 2분기부터 작년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낸 부서로 스마트폰 사업 철수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투자자별로 개인은 사흘 연속 LG전자 주식을 순매도 하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개인은 총 2147억원어치를 순매도 했으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20억원, 1471억원을 순매수 했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주가가 더 오른다며 목표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이날 한국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차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이 LG전자의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LG전자의 목표가는 최대 23만원까지 상향조정됐다.
그러나 금투업계에서는 대형주가 조정을 보이더라도 호재가 선반영된만큼 추격 매수를 자제해야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 대형 종목들의 순환매가 활발한 것은 수출 증가세 등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이들 종목들에 호재가 생겼기 때문”이라며 “코스피 상승세가 단기적으론 과열로 판단되는 만큼 높은 변동성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기아자동차 본사 건물 외벽에 기아자동차의 새로운 로고가 걸려 있다. 사진/기아차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