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5조' 이베이코리아 누구 품에?…이커머스 시장 지각변동

국내외 대기업·사모펀드 거론…전항일 사장 전략 배치로 분위기 만들기 돌입

입력 : 2021-01-21 오후 5:00:00
사진/이베이코리아 홈페이지 화면 캡처.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글로벌 이커머스기업 이베이가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롯데쇼핑 등 국내외 기업들과 사모펀드(PEF)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본격적인 몸값 올리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이베이는 지난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 사업에 대한 전략적 대안을 검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며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고 미래 사업 성장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2000년 한국 시장에 진출해 G마켓과 옥션, G9 등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2019년 매출 1조615억원, 영업이익은 615억원을 기록했다. 통계청이 집계한 2019년 온라인 쇼핑 거래액에서 이베이코리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4%에 달한다. 각축전이 벌어지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15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베이코리아는 수익성에 집중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점유율을 확대해온 쿠팡, 티몬 등에 비해 성장세가 정체되고 있다. 2010년에는 영업이익률이 20%에 육박했지만, 2019년에는 5.7%로 줄었다. 네이버가 오픈마켓 사업 모델과 유사한 방식으로 쇼핑 부문을 강화하면서 네이버와 쿠팡에 이어 거래액 기준 3위로 밀려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은 급성장한 것에 비해 이베이코리아의 성장성이 크지 않고, 기존의 '오픈마켓' 형태의 수익구조 한계가 매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 매각설은 이미 수년 전부터 불거져 시장에선 사실상 잠재 매물로 거론돼 왔다. 다만, 조 단위의 몸값으로 실제 매입 의사를 타진한 곳은 없다. 이베이코리아 몸값은 5조원 내외로 책정돼 국내 기업 가운데 매수 후보로는 롯데, 신세계, GS리테일 현대 백화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업체는 단숨에 업계 선두로 올라설 수 있다. 다만 높은 몸값에 대한 부담으로 PEF운용사들과 손잡고 컨소시엄을 꾸려 지분을 나눠 가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장 유력한 PEF로는 올해 티몬에 4000억 투자에 참여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거론된다.
 
11번가와 제휴한 아마존과 역직구 플랫폼을 운영 중인 알리바바의 등판설도 힘을 얻고 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향후 성장성에 주목해 자본 투입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할지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단순히 국내에서 아마존 상품을 바로 살 수 있는 정도라면 큰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워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매각 시기와 맞물려 최근 이베이코리아는 수장을 교체하고 본격적인 분위기 만들기에 돌입했다. 기존 변광윤 사장이 퇴임하고 전항일 이베이재팬 사장이 선임됐다. 전 사장은 연세대를 졸업한 뒤 롯데백화점과 LG상사, 삼성물산 등에서 영업과 마케팅을 맡았고 2003년 이베이코리아에 입사해 영업본부장을 지냈으며 2018년부터 이베이재팬을 이끌어 왔다. 그는 이베이재팬 재임 당시 2년 만에 실적을 두 배 이상 성장시키는 성과를 냈다.
 
전항일 이베이코리아 신임 사장. 사진/이베이코리아 제공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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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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