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맥주, ‘맥스’ 성장 실속 없다?

"기존 하이트 하락 대체하는 수준" 평가

입력 : 2010-07-07 오후 7:00:53
[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업계 1위 하이트맥주(103150)가 장기화된 부진을 타개할 돌파구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대표 브랜드인 '하이트'의 지속적인 시장점유율 하락 속에 차세대 메가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인 '맥스' 역시 의미 있는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7년 59%였던 하이트맥주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56%까지 떨어졌다. 월드컵 특수가 몰린 지난달에도 하이트맥주의 판매량은 2.6% 줄어드는 부진을 보인 것으로 알려젔다.
 
지난달 기준 시장점유율(잠정치)은 하이트맥주 55.2%, 오비맥주 44.8%로 양사의 점유율 차이는 10%p 내외 수준으로 좁혀졌다.
 
하이트맥주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하이트' 대신 '맥스'를 메가 브랜드로 키워 최근의 부진을 만회한다는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이트맥주는 최근 새로운 주력 브랜드 '맥스'의 올 1분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34.6% 증가하고, 지난 5월 판매량이 150만상자(500ml×20병)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하이트맥주의 설명에 따르면 '맥스'의 성장률은 일견 강력해 보이지만 그 내막을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맥스'의 성장률 제고가 대표 브랜드인 '하이트'의 하락세와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업소용 생맥주인 '맥스 드래프트'의 출고량은 지난 2008년 248만상자(500ml×20병 환산기준)에서 지난해 419만 상자로 증가했다. 올 1분기 출고량 역시 142만상자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이에 비해 하이트 브랜드 생맥주인 '하이트생'은 출고량이 지난 2008년 1630만상자에서 지난해 1312만상자로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출고량은 315만상자로 전년 동기 대비 22% 하락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6년 하이트맥주 전체 매출에 10.79%를 차지했던 ‘하이트생’의 비중은 지난 2008년 9.16%, 2009년 7.72%로 하락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엔 6.91%까지 낮아졌다.
 
가정용뿐만 아니라 업소에 병으로 납품되는 ‘하이트’의 매출 비중 역시 지난 2006년 68.96%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해에는 63.77%, 올해 1분기에는 60.95%로 내려 앉았다.
 
기존 브랜드인 ‘하이트’ 제품군의 매출액이 유지되거나 늘어나는 상황이라면 최근 '맥스'의 성장세가 의미를 가질 수 있지만, ‘하이트’ 제품군의 매출액이 감소하고 있는 현 상황은 ‘맥스’의 성장이 자사 브랜드를 대체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주류를 판매하는 몇몇 업소들의 경우 하이트맥주의 영업사원들이 ‘하이트생’ 대신 ‘맥스 드래프트’ 사용을 유도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 심각한 건 지난해 대비 올 1분기 '하이트'와 '하이트생'의 순매출액 비중은 3.63%p 감소한 데 비해 같은 기간 '맥스'의 순매출액 비중 상승폭은 2.57%p에 그쳤다는 점이다
 
차세대 주력 브랜드인 '맥스'의 상승세가 기존 대표 브랜드인 '하이트'의 하락세를 충분히 상쇄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하이트맥주 관계자는 “하이트맥주의 최대 브랜드는 여전히 ‘하이트’로 ‘맥스’를 띄우기 위해 ‘하이트’ 출고량을 조절하거나 하진 않는다”며 “하이트맥주의 영업사원들이 일선 업소들에게 ‘맥스’ 사용을 유도한다는 지적은 신규 브랜드인 ‘맥스’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오해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jjwinw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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